▶ 최근 3연승 올리며 희망, 이재성·이강인 교차 활용 안정적…월드컵 예선·아시안컵에서 이강인의 활약 더 두드러질 듯
▶ 세밀한 전략 부재는 숙제…박용우가 중원 책임지고 있지만 역습 허용하는 모습 자주 목격, 수비형 미드필더 발굴 미진한 듯
‘클린스만호’가 최근 3연승을 올리고 있지만 부족한 전술 등 우려를 낳고 있다. [연합]
‘클린스만호’가 다음 달 2026 북중미 월드컵 지역 예선과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위한 모의고사를 모두 마쳤다. ‘근무태만’ 등 논란 속에 클린스만호는 지난 3월부터 이달까지 8경기에서 3승 3무 2패로 중간 정도의 성적을 냈으나, 최근 경기에서 3연승을 올린 게 성과라면 성과다. 부족한 전술과 선수 개인 역량에 의존한 운영은 여전히 우려를 낳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내달 16일 월드컵 2차 예선 싱가포르와 홈경기를 치른 뒤 21일 중국과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다. 석 달 뒤엔 카타르 아시안컵에 나선다. 2026 북중미 월드컵부턴 48개국이 참가해 아시아 배정 티켓이 4.5장에서 8.5장으로 대폭 늘어 대한민국의 본선 진출은 용이해진 게 사실이다. 아시안컵도 일본과 이란 이외에는 한국을 대적할 만한 팀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즈베즈다) 이강인(파리생제르맹) 등 공격과 중원, 수비에 역대 최강의 전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클린스만 감독이 보여준 총 8번의 A매치 평가는 엇갈린다. 지난 3월 콜롬비아전(2-2 무)과 우루과이전(1-2 패)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6월 페루전(0-1 패)과 엘살바도르전(1-1 무)에선 1골만 기록하는 등 초라한 성적을 냈다. 9월 유럽 원정에선 웨일스전(0-0 무)과 사우디아라비아전(1-0 승)을 치르며 부임 후 첫 승을 올렸다. 그나마 이달 A매치 2연전에서야 클린스만 감독이 의도한 축구가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적극적인 공격축구를 지향한 가운데 튀니지전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베트남전에선 공격진 대부분이 득점하는 화력을 뽐냈다.
4차례 소집된 클린스만호가 점점 호흡이 맞고 있다는 건 긍정적이다. 김민재와 정승현(울산 현대)이 센터백으로 나선 경기는 ‘무실점 3연승’을 이뤘고, 이재성과 이강인의 중원·측면의 교차 활용은 안정화됐다. 그러나 달리 얘기하면 선수 개인 역량에 기댄 플레이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특히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의 의존도를 높이는 듯하다. 3월 평가전 때만 하더라도 손흥민에 대한 의존성이 커 그가 막히면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이강인을 플레이 메이커로 전폭 지원하면서 다양한 루트로 득점이 가능해졌다. 월드컵 예선과 아시안컵에서 이강인의 활약이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클린스만 감독 특유의 유연한 운영 때문이다. 이강인은 튀니지전을 끝낸 뒤 “감독님께 이재성 형과 자리를 바꿔달라고 요청했다”며 중앙에서 우측으로 옮긴 이유를 밝혔다. 원활한 소통을 통해 선수들의 조화로움을 선호하는 셈이다. 반면 세밀한 전략의 부재는 여전히 비판의 대상이다.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가 중원을 책임지고 있지만 중원을 통한 빌드업은 아쉽다. 중원에서 밀려 상대에 역습을 허용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K리그를 통한 수비형 미드필더 발굴 작업이 미진하다는 방증이다.
그럼에도 대표팀 선수들의 그를 향한 믿음은 두터운 편이다. 손흥민은 베트남전 직후 “선수들끼리 포지션을 바꾸는 것을 안 좋게 보는 것 같다. 누가 어느 포지션에 뛰는 게 아니라, 어느 자리에서 얼마나 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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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