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덤 코커스
2023-10-05 (목)
김상용 서울경제 논설위원
프리덤 코커스(Freedom caucus)는 미국 공화당 내 초강경파 의원들의 모임이다. 세금 감면과 불법 이민 강경 대응, 작은 정부 등 기존 보수 세력의 입장을 강조하면서도 이념적으로 가장 우경화된 집단이다. 2015년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민개혁법을 추진하자 국토안보부 예산안 통과를 미루면서 미국 연방정부를 셧다운(업무 일시 중단) 위기로 몰아간 티파티(tea party) 출신 의원들이 주축이 돼 결성했다. 티파티는 영국의 과도한 세금 징수에 반발해 미국 시민들이 보스턴 항에 정박한 배에 실려 있던 홍차 등을 바다에 버린 보스턴 차 사건을 시민 저항 운동으로 규정했다.
소속 의원이 20명가량으로 추정되는 프리덤 코커스의 정치적 영향력은 지난해 중간선거 이후 더욱 커지고 있다. 하원에서 공화당(221석)과 민주당(212석)의 의석 차이가 9석에 불과해 이들이 집단행동을 하면 의회의 흐름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1월 하원의장 선출 당시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프리덤 코커스 의원들은 공화당 출신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14차례의 표결에서 반대표를 행사한 뒤 하원 의장 불신임 투표 발의 조건을 완화하는 합의안을 이끌어낸 후 15번째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프리덤 코커스 소속 하원의원이 매카시 하원의장의 해임결의안을 발의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일 보도했다. 민주당·공화당의 다수 의원들이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해 두 번째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키자 프리덤 코커스는 “매카시 의장이 민주당과 야합했다”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소수의 강경파 의원들이 집단행동으로 미국 정치권을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의 강경파 의원들과 강성 지지층인 ‘개딸’ 등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해 ‘상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민주당도 지속 가능한 정당이 되려면 소수 강경파에 휘둘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김상용 서울경제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