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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법치, 어둠에 빛이 되어’

2023-09-28 (목) 신응남/변호사·15대 서울대 미주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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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CNN은, 현직 대법관이 10년전 지인으로부터, 호화 휴가 향응 및 재정적 도움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 헤드라인 뉴스로 보도했다. 그 대법관은 20년 전 30만 달러를 지인에게 돈을 빌려 구입하고 몇 년후 그 융자금 저당권을 풀었는데, 그 당시 월급을 감안할 때 그 융자금면제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또한, 한 정치 단체의 기부금 초청 디너모임에, 주최측이 제공한 자가비행기를 이용했던 사실도 보도했다. 한편 현 대법원장은 알래스카로 호화 낚시여행을 친구가 제공한 개인 비행기로 다녀온것이 밝혀졌다.

모든 고위법관은, 일반 고위공무원과 같이, 일정 액수이상의 향응 및 재정적 도움을 받으면, 매해 재정신고를 해야하는데, 두 판사는 재정신고를 누락했다. 언론은, 두 판사에게 향응을 베푼 사업가의 회사가 대법원 케이스로 재판이 있었고, 향후 있을 예정인 경우를 감안하면, 양심에 따른 공평한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대법원내에서는, 판사의 윤리강령을 엄격히 요구하는 하급법원에 반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점을 인정하고, 강화된 윤리강령 도입 계기로 삼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한국에서는 신임 대법원장 인준, 인사청문회에서, 10억 상당 주식재산을, 재산신고 때 누락한 점과, 해외거주 중인 자녀의 의료보험 부당청구 등으로, 후보자가 야당측으로부터 대법원장의 자격에 부적격하다는 지적 및 인준거부 압력을 받고있다.

법은, 시민이 사회 및 국가의 공동체의 일원으로 , 생명 재산 안전을 유지하며 살아가기위한 제도적 틀이다. 중국에서는 진나라가 ‘법가’ 사상으로, 춘추전국시대를 끝냈으며, 로마공화정은 법으로 평민과 귀족간의 갈등을 조정하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16세기까지, 서유럽의 왕들은 로마법을 이어받아 전제주의 왕정국가를 발전시켰다. 그 후 17~18세기 영국과 미국 프랑스에서 일어난 근대시민혁명으로 시민의 자유와 평등의 요구를 반영하는 법률이 만들어졌다.

왕의 권력강화와 효율적 통치의 수단으로만 법을 활용했던 중국의 법가와는 달리, 조선은 유학에 가치를 두고 백성을 다스리기 위해 법을 제정했으나, 근대적 의미의 법치주의 국가는 아니었다.

위대한 정신의 승리로, 삼권 분립을 채택하고 있는 국가에서의 최종 법의 해석과 판단은 사법부 판사에 의해 행해진다. 법원의 재판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판사의 사법권의 보장은 법치주의 핵심요소이므로 어떤 이유로도 간섭받거나 제약을 받아서는 안된다.

몽테스키는 [법의 정신, 1748]에서 삼권분립의 필요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권력을 가진 자는 모두 그것을 함부로 쓰려는 유혹에 빠진다. 권력자가 주어진 권력을 남용하지 못하게 하기위해서는 국가권력의 제도적인 분산을 통해, 서로 견제하며 권력이 권력의 남용을 저지하도록 해야한다.” 국가의 권력은 법에 따라 행사되고 제한되어야 한다는 법치주의를 법의 지배( Rule of Law)라고 정의한다.


그것은 권력자가 시민에게 법을 지키라고 강요하는것이 아니라, 주권자인 시민이 권력자에게 법에 따라 권력을 행사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법이 시민의 자유와 재산을 보호하며, 인간의 존엄과 사회정의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한국 헌법은 (103조)”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판사가 양심을 지키고 재판하려면 사생활에서도 청빈해야 한다. 청빈한 살림 속에서 결백한 삶을 살아야, 재판에서 법관의 양심을 지킬 수 있다.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에서, 두 가지 도덕법인 정언 명령을, 또한 “하늘에는 빛나는 별, 나의 마음 속에는 거룩한 도덕률 “ 이라고 말했다.

대법원 판사는 Justice <정의를 실현하는 자>라 부른다. 소크라테스는 “ 정의란 시민 모두의 공공의 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의란 인간간의 이해관계의 갈등을 조정하는 원리라고 할 수 있는데, 시대, 학자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2년 전 [법정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펴낸, 한 판사는 “ 삶이 재미있어야 하는데, 판사는 본능을 억제하는 직업”이라서 다음 생애에는 다시 판사를 하지 않으려 한다고 고백한다. 사사로운 감정에 얽히어 양심에 따른 판결을 못할까 봐, 학교 사회 친구 등 관계를 자제하며 살다보니, 인간관계도 끊어진 고도에 살고있는 느낌이라 했다.

법관들이 사회적 갈등을 거룩한 도덕률, 양심에 따라 해결하고, 모든 시민이 수긍할 수 있는 정의를 이룩한다면, 인간들은 법치에 의해, 궁극에는 칸트가 말하는 빛나는 하늘의 별이 환하게 비추는 사회를 보게 되지 않을까? 구월말 가을바람 선선하다.

<신응남/변호사·15대 서울대 미주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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