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인도에는 출생·혈통에 따라 사회·직업적 계급을 결정하는 카스트제도가 있다. 이 제도는 브라만(승려)과 크샤트리아(무사)·바이샤(공상)·수드라(노예) 등 4개 계급으로 나뉜다. 하지만 이들 계급에 속하지 않는 최하층은 파리아(Pariah·왕따)로 불린다. ‘불가촉천민’이라는 뜻으로 다른 계층 사람들과 신체적 접촉도 엄격히 금지된다.
‘파리아 스테이트(Pariah state)’는 국제 규범에 어긋나는 일탈 행동을 일삼는 나라를 뜻한다. ‘왕따 국가’라고도 한다.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14년 한국을 방문해 3차 핵실험을 마친 북한을 겨냥해 “38선은 이제 열린 사회와 닫힌 사회, 자라나는 민주주의 체제와 국민을 굶기는 ‘왕따 국가’ 사이의 대비가 존재하는 곳”이라며 북한을 왕따 국가로 낙인찍었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에서 왕따 국가로 분류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과 이에 따른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 영장 발부로 국제회의에도 화상으로만 참석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특히 러시아는 전장에 보급할 무기 부족으로 북한에 무기를 지원해달라고 손을 내밀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CNN 방송은 최근 미국의 한 육군 예비역 중장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9월 중 무기 거래 회담 가능성을 겨냥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왕따 국가’들의 자포자기한 두 지도자가 모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은 회담에서 러시아에 포탄·대전차미사일 등을 지원하는 대신 정찰위성과 핵추진잠수함 등에 필요한 첨단 기술 제공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러시아판 위성항법장치(GPS) 시스템인 ‘글로나스’ 협력을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정밀 타격 능력을 고도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핵·미사일 고도화에 매달리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우리는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는 한편 3축 체계 고도화와 실전 훈련 반복을 통해 압도적인 대응 능력을 키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