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타운 흉물된 ‘SM 빌딩’(SM 창업자 이수만 전 회장 소유) 방치 언제까지

2023-08-25 (금) 12:00:00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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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팝 열풍 타고 10년전 매입

▶ ‘외식·문화공간’ 흐지부지…공사 가림막 속 낙서범벅

타운 흉물된 ‘SM 빌딩’(SM 창업자 이수만 전 회장 소유) 방치 언제까지

LA 한인타운 6가와 옥스포드 코너의 SM 빌딩이 10년 째 방치된 채 공사 가림막에 지저분한 낙서들이 가득해 주민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한국의 대형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창업자이자 총괄 프로듀서였던 이수만(71) 전 회장이 지난 2013년 매입했던 LA 한인타운 중심가 상가 건물이 10년이 지나도록 공사 가림막만 설치된 채 빈 상태로 방치되고 있어 타운 미관을 해치고 주민들에게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건물이 오랜 세월 방치되는 동안 주차장 부지가 메트로 버스 주차장으로 바뀌어 이제는 재개발 자체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당시 SM엔터테인먼트의 대주주이자 회장이었던 이수만씨는 2013년 7월 한인타운 6가와 옥스포드 코너에 위치한 2층짜리 상가 건물을 500만 달러에 매입했다. 이 건물에는 타인종 고객들도 즐겨 찾던 오키드 노래방 등이 입주해 있어, 한국의 연예기획사가 유흥업에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2020년 5월에는 당시 LA 한인타운을 관할하는 허브 웨슨 LA 시의원의 주도로 시의회가 건물 앞 6가와 옥스포드 에비뉴의 교차로를 ‘SM 엔터테인먼트 스퀘어’로 명명해 다시 주목을 받았다. 상가건물 앞 교차로가 SM 광장으로 명명되자 SM 측은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와 SM이 K-팝 열풍을 이끌며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눈부신 성과를 이루고, LA 현지에서 한국 문화를 알리는데 기여한 공로를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었다.

당시에는 이 건물에 외식공간을 포함한 복합문화공간 ‘SMT LA’가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건물 매입 후 10년, 광장 지정 이후 3년이 지난 현 시점에도 SMT LA 조성과 관련된 아무런 계획도 구체화하지 않은 상태다.

24일 본보 확인 결과 건물 주변의 가림막과 벽은 갱단들의 낙서로 뒤덮혀 있었으며, 가림막 안에는 현장 관리인이 키우는 것으로 추정되는 개 한마리가 어슬렁 거릴 뿐 공사가 진행되는 조짐은 포착되지 않았다.

이 건물을 바라보는 한인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인근에서 직장을 다니는 최모씨는 “윌셔/웨스턴 교차로와 인접한 6가와 옥스포드는 한인타운에서 중심가로 꼽히는 곳인데 건물 주변이 온통 흉물로 남아 있어 보기에 딱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연예산업계의 대표적 갑부인 이수만 씨는 한 때 가장 많은 미국 부동산을 보유한 연예계 인물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16년 한국의 한 TV 방송은 이씨가 주택과 와이너리, 상가 등 100억원 넘는 규모의 해외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이씨는 2011년 LA 인근 스튜디오시티에 280만 달러의 저택을 전액 현금으로 사들여 자금출처 등과 관련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같은 해 SM엔터테인먼트의 미주법인 ‘SM엔터테인먼트 USA’를 통해 테메큘라 지역에 대규모 와이너리를 구입했는데, 이 때도 매입 자금이 이씨의 개인 자금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지난해에는 LA 다운타운의 고급 콘도를 775만 달러에 매입하는 등 이수만 회장의 미국 부동산 매입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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