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심장 협회(AHA)와 미국 심장 학회(ACC)는 관상동맥 질환 환자를 어떻게 돌볼 것인지를 알기 쉽게 자세히 설명한 새로운 지침을 발표했다.
관상동맥 질환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심장근육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발생하는 각종 심혈관 질환(심근경색, 협심증 등)을 말한다.
종전 지침에 새로이 추가된 것은 없지만 증거에 기반한 평가가 필요한 모든 사항을 재심사해 권고 사항을 다시 썼기 때문에 사실상 새로운 지침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지침 재작성 위원회 위원장인 살림 비라니 박사는 밝혔다.
이 신규 지침에는 운동에서 콜레스테롤 관리, 관상동맥 우회술에 이르기까지 관상동맥 질환 치료와 관련된 모든 권고사항이 관상동맥 질환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인들을 위한 '원스톱 숍'처럼 망라돼 있다.
이 새로운 지침은 AHA의 학술지 '순환'(Circula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 지침에는 다음의 6가지 주요 경고 사항이 포함돼 있다.
▲ 트랜스 지방을 피하라.
트랜스지방은 액체 상태인 식물성 지방에 수소를 첨가해 마가린, 쇼트닝 같은 고체상태로 만든 것이다.
트랜스지방은 동맥에 플라크를 유발할 가능성이 가장 큰 지방이다. 플라크는 동맥을 두껍게 만드는 물질, 즉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물질로 말하자면 파이프 속에 생긴 녹이라고 할 수 있다.
관상동맥 질환이 있는 사람이 트랜스 지방을 섭취하면 심근경색과 뇌졸중 그리고 이로 인한 조기 사망 위험이 커진다.
▲ 간접흡연 노출을 조심하라.
간접흡연을 하면 관상동맥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여러 가지 화학물질과 자극제에 노출된다. 이런 독성 물질이 쌓일수록 관상동맥 손상 위험은 커진다. 이미 심근경색을 한 번 겪은 사람이 간접흡연에 노출되면 두 번째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 이부프로펜 같은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약을 조심하라.
약국에서 의사의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약은 안전하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심장병이 있으면 비타민이라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를 경계해야 한다. 어쩌다 한두 번 먹는 것은 무방하다. 문제는 매일 먹는 경우이다.
관상동맥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NSAID는 두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하나는 장기간 복용하면 2차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 또 하나는 위장 출혈이다. 심장병 환자는 이미 항응고제 한두 가지를 사용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NSAID가 추가되면 출혈 위험이 엄청나게 커진다.
▲ 발기부전 치료제를 질산염과 함께 사용하면 안 된다.
협심증 또는 흉통엔 니트로글리세린을 포함한 질산염이 처방된다. 여기에 실데나필(비아그라), 타다라필(시알리스) 같은 PDE5 억제제 계열의 발기부전 치료제를 함께 사용하면 혈압이 위험할 정도로 뚝 떨어질 수 있다.
특히 타다라필은 48시간 체내에 머물 수 있다. 질산염도 체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 의사와 상의해 필요하면 대체 약물을 찾아야 할 것이다.
▲ 체중 줄이는 약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펜테르민과 벤즈페타민 같은 체중을 줄이는 교감신경 작용제는 식욕을 억제한다. 식욕이 억제되면 심박수와 혈압이 올라가 그렇지 않아도 혈액 흐름이 좋지 않은 심장을 긴장시킬 수 있다. 체중을 줄이는 데는 이보다 훨씬 안전하고 효과가 좋은 약들이 있다.
▲ 폐경 후 호르몬 대체 요법을 조심하라.
안면홍조 같은 폐경에 따른 갱년기 증상을 진정시키기 위해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을 사용하는 것은 심장병 환자에게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여성호르몬이 심장병을 보호할 수도 있다고 알려졌지만, 집중적인중적인 연구 결과 전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오히려 호르몬 치료로 폐나 심부 정맥에 혈전이 형성되는 정맥혈전 색전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의사와 상의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