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니 하우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부사장
▶ 콘텐츠 개발·제작 총괄, 새로운 목소리 발굴 주력…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브리저튼’ ‘비프’ 등
넷플릭스 북미 드라마 시리즈 지니 하우 부사장. [넷플릭스 제공]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열풍을 주도해온 OTT 플랫폼‘넷플릭스’에서 드라마 시리즈를 총괄하는 한인 여성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콘텐츠 제작으로 문화 현상을 만들어내는 지니 하우(44·한국명 정진이)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부사장이다.‘브리저튼’ 시즌1으로 시작해‘애나 만들기’(Inventing Anna),‘메이드’,‘비프’,‘엑스오, 키티’ 등 넷플릭스의 최근 히트작들이 모두 그녀의 손을 거쳤다. 5년 전 넷플릭스에 합류해 캐릭터 드라마 분야에서 시리즈 콘텐츠의 개발 및 제작을 총괄하고 있는 지니 하우 부사장과 지난달 화상으로 만났다. 5피트10인치의 큰 키와 시원한 미소가 매력적인 그녀는 시종일관 겸허한 태도로 인터뷰에 응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핵심 부서인 드라마 시리즈 북미 지역 총괄이다.
▲팀원들과 함께 작품을 골라 개발, 승인 및 제작 과정을 통해 다양한 대본 드라마 포트폴리오에 대한 전략적이고 창의적인 방향을 설정하는 일을 책임지고 있다. 넷플릭스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풍성하게 보완하기 위해 고안된 라이선스 시리즈 프로그램 배급팀도 감독한다. (넷플릭스 북미 전체 ‘넘버 3’에 해당하는 직책이다.)
- 수년 째 손을 대는 작품마다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
▲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콘텐츠 개발은 독창성과 다양성을 고려해 작품을 결정해야하는 어려운 작업이다. 늘 창의적 감각에 날을 세워야 하고 협업 정신에 중점을 둔다. 개인적으로는 어려서부터 부모님과 TV를 보면서 자랐다. ‘매쉬’ ‘아이 러브 루시’는 매일 시청했고 한국 드라마 ‘질투’를 본 기억도 있다. 로맨스 장르를 좋아하는데 K-드라마 로맨스는 그 때도 몰입감이나 작품 완성도가 뛰어났다.
- 콘텐츠 개발·제작 과정을 설명하면
▲매주 20~40편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검토하는데, 목소리나 관점이 뚜렷한 작품이 있다. 대담하고 분명하게 지금까지 한 번도 접한 적 없는 스토리텔링을 펼친다. 좀비나 로맨스 장르라도 자신만의 시그니처(특징)가 드러나는 작품을 선호한다. (그녀의 첫 작품 ‘브리저튼’을 비롯해 ‘메이드’ ‘애나 만들기’ 등이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시대의 문화 아이콘으로 각광을 받았다). 에미상 13개 부문 후보로 지명된 시리즈 ‘비프’(성난 사람들)는 지난 2020년 팬데믹 기간 대본을 받고 줌 미팅으로 제작을 결정했다.
-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에 공격 투자를 하고 있다.
▲ ‘엑스오, 키티’를 예로 들면 최근 시즌 2 제작을 확정했다. (코리안 아메리칸 여고생이 주인공인 이 시리즈는 넷플릭스 공개 당시 4일 만에 7,208만 시청 시간 기록, 90개국 TOP 10에 진입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탑 10 TV 부문 2위에 올랐다) 제니 한 작가의 동명소설을 극화한 넷플릭스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2018)의 스핀오프격인 시리즈다. 열 살 때 한국에 간 기억이 있어 극중 키티에게 감정이입이 되기도 했다.
-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보편적인 주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다룬다. 클래식한 주제, 모두가 공감하는 사랑이 주를 이루는 드라마는 마치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보는 느낌이 든다. 최근 남편과 함께 ‘사냥개들’(Bloodhounds)를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다. 복서를 다루는 액션 스릴러인데 평범한 구석이 전혀 없는 유니크한 드라마다.
- 다음 프로젝트은 어떤 게 있나
▲ 1850년대 오레곤을 배경으로 한 커트 서터의 서사 서부극 시리즈 ‘어밴던스’(The Abandons)가 있고 뉴욕타임스 베스트 셀러 작가 조디 토마스의 ‘랜섬 캐년’(Ransom Canyon)을 드라마 시리즈로 개발 중이다. 속편과 스핀오프 제작도 활발하다. 또, 새로운 목소리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장르나 소재에도 제한을 두지 않는다.
■지나 하우 부사장 약력
정인택·인선씨 부부 슬하 1남1녀 중 장녀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5개월 때 미군이던 아버지가 워싱턴주 타코마로 이동하면서 미국으로 건너왔다. UCLA에서 연극, 영화 및 TV로 학사 학위를 받았고 브릴스타인 엔터테인먼트 파트너스에서 탤런트 발굴 담당을 하다가 2004년 존 웰스 프로덕션에 합류, TV부문 부사장을 역임했다. 2011년 벤 애플릭, 케빈 코스트너, 타미 리 존스 주연의 존 웰스 감독 데뷔작‘더 컴퍼니 맨’의 프로듀서로 크레딧을 올렸고 2018년 넷플릭스에 합류했다. 그녀가 개발, 제작한 넷플릭스 시리즈 콘텐츠로는 ‘브리저튼’ 시즌1,‘애나 만들기’(Inventing Anna), ‘메이드’,‘비프’,‘엑스오, 키티’,‘나이트 에이전트’ ‘링컨 변호사’ ‘디플로맷’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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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