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간 머스크, 장관급 3명 회동…“디커플링·공급망 단절 반대” 반기
▶ “중국 시장은 버릴 수 있는 곳 아냐”, JP모건·엔비디아 CEO도 중국행…백악관 “안보 도움 안 돼” 못마땅

중국을 방문 중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1일 테슬라 차량을 타고 베이징 호텔을 나서고 있다. 3년여 만에 중국을 찾은 머스크는 이틀 동안 중국 현직 장관 3명을 잇달아 만났다. [로이터]
테슬라, JP모건, 엔비디아 등 거대 글로벌 기업 리더들이 잇따라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이들이 미국 정부가 주도하는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에 반대하면서 정부는 불편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영경자(CEO)는 1일 상하이의 테슬라 공장 ‘기가 팩토리’를 방문했고, 조만간 중국에서 테슬라 ‘모델3’ 세단의 개량형 시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중국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인 CATL의 쩡위췬 회장을 만나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CATL은 테슬라 전기차에 배터리 부품을 공급하는 주요 협력 업체다.
머스크 CEO는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비롯해 왕원타오 상무부장, 진좡룽 공업·정보화부장 등 장관급 인사 3명을 연이어 만났다. 지난달 30일 친 부장을 만나서는 “미국과 중국의 이익은 서로 얽혀 있어서 마치 샴쌍둥이처럼 나눌 수 없다”며 “테슬라는 디커플링과 (공급)망 단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겠다는 미국 정책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미국 정부에 ‘노(No)’라고 말한 거물급 재계 인사는 머스크만이 아니다.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지난달 31일 상하이에서 열린 ‘JP모건 글로벌 차이나 서밋’에서 “중국과의 무역량은 줄겠지만 그것이 디커플링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중국에 있을 것”이라며 중국은 버릴 수 있는 시장이 아니라는 의견을 밝혔다.
인공지능(AI) 산업의 급팽창으로 뜬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도 이달 중 중국을 찾는다. 그는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중국은 부품 공급처뿐 아니라 최종 소비 시장으로서도 대체 불가능하다”며 미 정부의 탈중국 정책을 비판했다.
미국 자산 운용사 크레인셰어스의 앤서니 새신 수석 투자매니저는 미국 CNBC방송에 “글로벌 기업 CEO들의 이 같은 행보는 태평양 양쪽(미국과 중국) 정부를 향해 ‘기업에는 정치적 안정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공개 성명을 발표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해석했다.
미국 정부는 못마땅하다는 표정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달 31일 브리핑에서 “재계 인사들의 (중국) 방문이 (중국과의) 경쟁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 연결돼 있지만 우리는 이러한 연결성이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도록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중국 감싸기가 미국의 안보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