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1월22일 하와이 주 김치의 날 제정, 주의회 한국계 의원들이 주도

2023-05-29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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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2일 하와이 주 김치의 날 제정,  주의회 한국계 의원들이 주도

린다 이치야마 주 하원의원(왼쪽)과 샘 공 주 하원의원

2023년 하와이 주 입법회기에서 김치의 날(11월22일)이 정식으로 제정되었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주와 버지니아 주, 뉴욕 주, 워싱턴 DC, 미시간 주, 조지아 주에 이어 7번째이다.

하와이 주 김치의 날 법안 발의자는 하원 린다 이치야마 의원으로, 외증조할아버지가 1900년대 초 한국에서 호놀룰루로 이주한 사탕수수농장 이민 선조 중 한 사람이다.


호놀룰루 솔트레이크에서 태어나 모아날루아 고교를 졸업하고, 조지타운 대학과 하와이 주립대 리차드슨 법대를 졸업하여 변호사로 활동했다.

이치야마 의원이 김치의 날 법안을 발의하게 된 계기는 마우이 한인회의 최은진 전 회장의 한마디였다.

최 전 회장은 올해 2023년이 한인 이주 노동자가 호놀룰루에 도착한지 120주년이 되는 해이며, 이는 한국 문화를 주변에 널리 알리는 적절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이치야마 의원에 조언했다는 것.

이치야마 의원은 미 본토의 다른 지역에서도 김치의 날 제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으며, 한국의 문화를 공유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을 연결하기 위해 김치의 날 제정에 앞장서게 되었다고 동기를 밝혔다.

하와이 주 김치의 날 제정에는 총 22명의 의원이 참여하여 힘을 보탰는데 이 가운데 이치야마 의원을 비롯해 하원 샘 콩 의원과 마이카 아이우 의원 역시 한국계로 뜻을 같이했다.

샘 콩 의원은 한인사회 행사에 적극 참여해 친숙한 편으로 평소 주 의사당 측면에 자리한 베트남 한국전 참전용사 위령비를 청소하고 관리하는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샘 콩 의원은, 김치의 날이 우리 문화유산을 알리는 멋진 일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아울러, 김치의 날 제정과 관련한 공을 이치야마 의원에게 돌리며, 한인 사회가 미래 세대를 위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김치의 날은 우리 민족이 김치 종가임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지난 2020년 한국에서 처음 제정되었다.

대한민국 법정기념일 사상, 특정 음식이 주인공이 된 것은 현재 김치가 유일하다. 한국인의 식문화에서 김치가 차지하는 비중과 가치가 얼마나 큰 것인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의 김치의 날 제정은 중국 정부의 중국 정부의 계획적인 문화공정과 무관하지 않다.

중국은 동북공정으로 한국의 고대사를 날조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문화공정으로 한복과 김치 등 한민족 고유의 문화 유산을 가로채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때에 다민족 사회인 미국에서 김치의 날 제정을 통해 문화적 정통성을 정립하려는 노력은 한국인으로서 여간 반가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인종의 용광로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하와이에서, 김치라는 특정 음식의 유래를 법적으로 명시하고, 문화적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그 의미가 매우 깊고 크게 빛난다.

수 많은 문화 양식이 결합하고 융합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 문화를 지켜나가고자 할 때, 구심점을 이룰 수 있는 버팀목이 하나 더 생겼기 때문이다.

마우이 한인회는 이번 김치의 날 제정을 축하하기 위해 11월 마우이에서 특별 행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 진 가운데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마우이 한인회가 김치의 날 제정 성과를 이루었다면 하와이 한인회는 마키키 커뮤니티센터 본격 운영에 이어 미주한인 이민 120주년을 맞아 이 일대를 한인타운으로 명명하는 업적을 이루어 갈 것을 기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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