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시아나기, 문 열린채 ‘공포의 착륙’

2023-05-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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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 250여m 상공서 객실에 외부 공기 유입

▶ 일부 승객 병원 이송

아시아나기, 문 열린채 ‘공포의 착륙’

아시아나 여객기가 문이 열린 채 착륙하는 당시 상황.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에서 승객 190여명이 탄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 항공기가 착륙 직전인 지상 250여m 상공에서 출입문이 열린 채 비행하는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객이 추락하는 불상사는 없었지만 승객 일부가 과호흡 등의 증세를 보여 한때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26일(이하 한국시간) 항공업계와 해당 항공기에 탄 승객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9분께 제주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이 대구공항 착륙을 앞둔 낮 12시45분께 탑승객 A(33)씨가 왼쪽 앞에서 3번째 출입구 쪽으로 다가갔다. 착륙 안내 방송이 나오고 2∼3분 가량 지난 참이었다. 출입구 쪽으로 다가간 A씨는 갑자기 문을 열고 닫을 때 사용하는 레버를 돌렸다.

당시 항공기 객실 승무원 여러 명이 있었지만 아무도 그가 문을 여는 것을 제지 하지는 못했다. 목격자들은 “열린 문으로 A씨가 뛰어내리려고 했고, 승객과 승무원이 힘을 합쳐 그가 뛰어내리는 것을 막았고, 이후 제압됐다”고 전했다.


이 사고로 출입구가 일부 열리면서 객실 안으로 바람에 세차게 불어 들어왔고, 주변 승객들은 공포에 떨었다. 타고 있던 승객 가운데 10여명은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고, 이들 가운데 9명은 호흡곤란 등의 증세로 착륙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기압 차로 외부 공기가 유입되고, 아수라장이 된 상황에서 항공기는 문을 연 채 착륙했다.

해당 항공기에는 오는 27일 울산에서 열리는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참가하는 제주도 초·중등 선수 48명과 16명 등 모두 64명의 선수단이 타고 있었다. 선수 A(12)군의 어머니는 “아이들이 몸을 부르르 떨고 울면서 많이 놀란 상황”이라며 “탑승구 근처에 있던 아이들이 제일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경찰은 항공기가 착륙한 직후 출입문을 열려고 한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A씨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제주에서 혼자 탑승했고, 검거 당시 술을 마시지는 않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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