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공지능 시대 개막을 알린‘ChatGPT’

2023-05-26 (금) 장광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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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식재산권 특별칼럼 <5>

ChatGPT는 기존에 학습된 정보를 바탕으로 주어진 질문에 인간의 언어로 대답할 수 있는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이다.

2022년 11월 처음 공개된 ChatGPT의 GPT-3.5 모델은 미국 변호사, 의사 시험 및 와튼스쿨 MBA 시험을 통과했다고 알려졌다. 알파고와 같이 정형화된 룰 안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에 있어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능가하는 모습이 아주 새롭지는 않다.

하지만 ChatGPT의 답변이 단순히 인터넷상에 있는 정보를 짜깁기하는 수준을 넘어서 상당한 수준의 창의력과 완성도를 보여주면서 대중의 폭발적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GPT-3.5가 대중에 공개된 지 반년도 안된 지난 3월 중순 출시된 ChatGPT의 GPT-4.0 모델은 GPT-3.5 모델보다 훨씬 향상된 성능으로 폭발적 관심을 넘어 우리 모두에게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ChatGPT의 활용 분야로는 정보검색, 프로그래밍, 번역 및 교정, 콘텐츠 아이디어 구상 및 제작, 논문, 소설 및 기타 글쓰기 등이 있다. 최근에는 100달러의 예산으로 GPT-4.0 모델이 시키는 대로 친환경 제품 관련 제휴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소셜미디어 홍보를 진행하여, 하루 만에 약 500만달러의 투자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례가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지난 3월 24일부터 ChatGPT가 제삼자 플러그인 기능 지원을 시작하면서 ChatGPT의 활용범위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삼자 플러그인이란 다른 프로그램의 기능과 연동하여 ChatGPT를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ChatGPT가 익스피디아나 오픈테이블과 같은 여행 및 음식점 예약 앱과 연동되면, 여행지나 음식점을 단순히 추천하는 것이 아닌, 사용자가 원하는 조건에 부합하는 여행지나 음식점을 찾아 예약까지 할 수 있게 되어, 사용자의 인터넷 검색과 예약 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한 애널리스트는 ChatGPT의 등장을 ‘아이폰의 순간’(iPhone moment)이라고 묘사하였다.

약 15년 전 아이폰이 스마트폰 앱 시장을 개척하며 가져온 변화와 비슷한 영향을 ChatGPT가 미칠 것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ChatGPT와 같은 인공지능 서비스가 가져올 변화는 아이폰을 초월할 수도 있다. ChatGPT 등장은 어쩌면 1800년대 중반 기존 기술에 비해 10배 이상 빠른 속도로 강철의 대량생산을 가능케 하여 고층 건축물, 선박, 각종 무기 등의 비약적인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며 2차 산업혁명의 시작을 알렸던 영국의 헨리 베세머(Henry Bessemer)의 제강법에 더 가까워 보인다.

미국과 독일은 베세머의 제강법을 신속하게 적용하여 제조업 강자로 우뚝 서게 되었고, 이는 세계 강대국 지형이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 특허청에 따르면 지식재산권 5대 주요국(한·미·일·중·유럽)에 출원된 초거대 AI 관련 특허 출원이 지난 2011년 530건에서 2020년 1만4,848건으로 10년 사이 28배나 늘었다고 한다.

출원인 별로 보면 미국(35.6%), 중국(31.0%), 일본(11.6%) 순이었으며, 한국은 4위(11.3%)를 차지했다.

역사 속에서 기술 혁명 시기에 뒤처진 국가들의 운명이 어떻게 되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ChatGPT의 등장에 작년 말 구글이 전사에 ‘code red’(응급상황)를 선언했었다고 한다.

우리도 ChatGPT의 성능에 감탄만 할 때가 아니다. 국가 차원에서 이 상황을 ‘code red’로 인식하고, 급변하는 첨단 기술과 국제 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범국가적 대책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전화: (312)807-4315

▲이메일: James.Jang@klgates.com

<장광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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