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빈집털이’ 조직범죄단 부촌만 노린다

2023-05-15 (월) 12:00:00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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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로스버디스·발렌시아 등 한인 밀집지

▶ 국제범죄단, 관광비자 입국후 장물챙겨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는 남가주 지역의 부촌들만을 골라 강절도 범죄를 저릴러온 국제 조직범죄단이 포착돼 치안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들 조직은 주로 팔로스버디스와 애나하임힐스, 할리웃힐스, 발렌시아, 샌타모니카 등에서 활동하면서 대낮에 빈집털이 행각을 조직적으로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한인 주민들도 불안해하고 있다.

LA와 오렌지카운티 경찰 당국에 따르면 남가주에서 고급 주택들이 몰려 있거나 게이티드 커뮤니티가 있는 지역에서 빈집을 노려 터는 조직 절도단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ABC 방송이 보도했다. 경찰은 이들 조직절도단이 타깃으로 삼은 고급 주택들의 거주자들을 꾸준히 지켜보다 거주자가 집을 비울 때를 틈타 범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일 오렌지카운티 애나하임힐스 지역 게이티드 커뮤니티에서 게이트 바로 뒤에 위치한 주택 한 채가 절도단의 침입을 당했다. 당시 인근에서 근무를 하던 정원사 존 호너는 “용의자 한 명이 백야드로 달려 들어갔고, 나머지 두 명의 남성도 펜스를 뛰어넘어 집 안으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호너는 바로 애나하임 경찰국에 신고 전화를 걸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히스패닉계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용의자들이 앞서 LA의 할리웃힐스에 위치한 주택 2채에서도 동일한 절도 행각을 벌인 혐의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ABC 방송은 용의자들이 국제적인 범죄 조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 당국은 용의자 3명이 어느 나라 출신인지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체포된 용의자 3명 이외에도 이같은 조직적 범죄 가담자들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제 강절도 조직의 경우 관광비자로 미국에 방문했다 범행을 저지르고 본국으로 훔친 물건을 가져가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고 ABC는 전했다.

경찰은 이번에 용의자들이 체포된 애나하임힐스와 할리웃힐스 이외에도 요바린다, 팔로스버디스, 맨해튼비치, 대나포인트, 샌타클라리타, 샌타모니카 등의 주택가를 중심으로 발생한 최근 절도사건들의 연관성을 조사 중에 있다.

경찰에 따르면 조직절도단이 침입한 주택들 대부분은 산비탈을 마주보고 있는 형태로, 강도단은 집 안에 침입하기 위해 유리를 깨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절도단은 2층 창문을 통해 주택 안으로 침입하는 것으로 보고됐는데, 헌팅턴비치 경찰은 “주민들이 2층에는 경보 시스템을 설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범인들이 이점을 노린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주택 침입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한인 주민들도 불안해하며 부쩍 보안에 신경을 쓰고 있다. 발렌시아 게이티드 커뮤니티에 거주하는 한인 안모(65)씨는 “자녀도 없이 부인과 둘이 살고 있는 집이라 강절도범 침입에 더 겁이 난다”며 “최근 ‘링’(Ring) 보안시스템도 설치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강절도 범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시 문 잠금 확인 ▲낯선 사람이 문을 두드리면 주의하기 ▲현관과 집 외부에 조명 설치하기 ▲의심스러운 차량 발견하면 번호판 적어두기 ▲집 열쇠를 집 밖에 숨겨 두지 말기 ▲차고 문을 꼭 닫아 두기 ▲창문이 깨지거나 문이 열린 것을 확인할 시 바로 들어가지 말고 즉시 경찰에 신고하기 등을 조언했다.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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