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Hollywood Interview - ‘스틸: 어 마이클 J. 폭스 무비’의 마이클과 데이비스 구겐하임 감독 공동 인터뷰
‘스틸: 어 마이클 J. 폭스 무비’의 마이클과 데이비스 구겐하임 감독 공동 인터뷰
마이클 J. 폭스의 빅 히트작 ‘백 투 더 퓨처’의 한 장면
지난 1월 선댄스 영화제에서 선보인 애플 오리지널 작‘스틸: 어 마이클 J. 폭스 무비’(Still: A Michael J. Fox Movie)는 1980년대 할리우드의 빅 스타로 10대들의 우상이었던 마이클. J. 폭스(61)의 사생활과 함께 영화인으로서의 삶을 돌아본 기록영화다. 캐나다 태생의 마이클은 1982년부터 89년까지 NBC-TV를 통해 장기간 방영된 시트콤‘패밀리 타이즈’(Family Ties)와 함께 빅 히트한 공상과학 로맨스 액션 코미디‘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1985)로 할리우드의 슈퍼스타가 되었다. 그의 아내 트레이시 폴란(62)은‘패밀리 타이즈’에서 공연하다 만났다. 마이클은 불과 29세의 나이에 파킨슨병에 걸렸으나 연기 생활을 계속하다가 2020년 은퇴했다. 2000년에 파킨슨병을 연구하는 마이클 J. 폭스 재단을 설립했다. 기록영화는 마이클과 그의 가족과의 인터뷰 그리고 그의 영화와 TV작품을 보여주면서 타고난 낙천가인 마이클의 영광과 질병과의 투쟁을 꾸밈없이 솔직하게 보여준다. 비평가들로부터 모험과 로맨스와 코미디와 드라마로 엮어진 마이클 J. 폭스의 영화를 보는 것 같다는 찬사를 받았다. 다음은 선댄스 영화제에서 영화 상영 후 마이클과 영화를 감독한 데이비스 구겐하임이 함께 가진 기자회견 내용이다.
-영화를 만들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뜻하지 않았던 일이다. 어느 날 뉴욕 타임스에 난 마이클과의 인터뷰 기사를 읽게 되면서 영화를 만들기로 했다. 마이클이 스파이크 리의 영화에 출연, 촬영하기 전 날 그의 가족이 마이클에게 ‘내일 당신이 출연 준비를 하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우리가 오늘 밤 당신과 함께 있어도 좋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마이클은 ‘아니야, 나 혼자 할 수 있어’라고 대답했지만 곧 이어 몸이 말을 안 들어 쓸어졌다고 한다. 그는 이어 인터뷰에서 전화 수화기도 집을 수 없고 넘어져 팔도 부러져 매우 고통스러웠다고 고백했다. 난 그가 이런 사실들에 대해 쓴 글을 읽고 매우 놀라워하면서도 아울러 깊은 감동을 받았다. 글이 아주 사실적이면서도 우습고 또 통찰력이 있었다. 그래서 그가 쓴 모든 책을 구해 읽고 또 녹음된 책도 다 구해 들었다. 마이클은 글만 잘 쓸 뿐 아니라 말도 잘한다.”(데이비스)
“난 넘어지는 것에 대해 썼을 뿐이다. 내가 데이비스와 만나 내가 쓴 글과 앞으로 쓸 글에 대해 얘기한 것은 참으로 절묘한 경험이었다. 난 그 때 ‘난 더 이상 이 병에 관해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러나 비록 이 병이 날 위협하지만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이렇게 회의와 희망 사이를 오락가락하고 있을 때 데이비스가 내 삶을 찾아와 ‘우리 당신 얘기를 영화로 만들 수 있어’라고 말했던 것이다. 난 그래서 앞으로 6주간 아무 할 일도 없어 영화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카메라가 날 찍기 시작한 것이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나 이 영화가 완성된 것이다.”(마이클)
-영화에서 가장 행복하고 기뻤던 부분은 어느 것인지.
“간단하다. 나의 젊은 시절에 일어난 일들이다.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는다. 배우가 되기 위해 기타를 팔아 노자를 마련한 뒤 아버지가 모는 차를 타고 캐나다를 떠나 파라마운트사의 배우 선정 담당자를 만나러 갔다. 그리고 그로부터 몇 년 후 세계에서 가장 큰 배우가 된 것이다. 고등학교 때 데이트도 제대로 해보질 못한 꼬마인 내게 일어난 이런 일은 그저 놀랍다고 밖에 할 말이 없다. 난 참으로 운이 좋았고 또 성공한 인생을 살아왔다. 또 다른 큰 기쁨이라면 가족이다. 그 기쁨은 이루 측량할 길이 없는 것이다. 파킨슨을 비롯해 그 어느 외부적인 난관도 내면의 평화를 넘볼 수는 없는 것이다. 아이들이 어느 덧 성장해 어른들이 된 것을 보면 강한 힘을 느끼게 된다. 난 참으로 경이로운 삶을 살아왔는데 그런 삶의 가장 큰 부분은 가족이라고 하겠다.”(마이클)
-당신 인생에 있어 다음 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내 삶은 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지속된다. 그리고 감사와 낙천적인 삶을 유지하는 것이다. 난 최근 옴 몸이 상처투성이가 되면서 모든 일들이 실망스런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경험을 한 바 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지금 61세인 나와 대화를 나누었다. ‘아직 끝날 때가 아니다. 92세까지 훌륭한 삶을 살면서 손자들이 크는 것을 보면서 즐겁게 살겠다.’ 아니면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앞으로 더 악화 되겠지. 그저 다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야. 원하지 않지만 그저 내리막길을 갈뿐이야.’ 이런 생각을 한 후 그 울적한 순간에서 벗어나 매번 바위와도 같은 난관을 만날 때마다 난 그것과 마주하겠다고 각오한다. 난 내 삶을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며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반응하는 것을 사랑한다.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의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며 그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도와줄 수 있다는 것도 안다. 이는 그들이 내게 도움을 청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며 또 내가 그들에게 내 생각을 강요하지 않고서고 가능한 일이다. 내 삶은 참으로 엄청나게 경이로운 것이며 또 나는 그 것을 매우 즐기고 있다.”(마이클)
-당신 생애에 있어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친 작품은 무엇인지.
“‘패밀리 타이즈’와 ‘백 투 더 퓨처’라고 해야겠다. 난 이 두 작품에 큰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아까도 말 했듯이 이 둘로 인해 난 할리우드에 온지 불과 3-4년 만에 빅 스타가 되었다. 난 그저 사고를 치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소심한 캐나다에서 온 소년이었을 뿐이다. 그런 소년이 영화계에 발을 디디면서 이 두 작품으로 인해 모든 것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루 측량할 길 없이 이 두작품은 내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배우와 예술가로서 이런 운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다. 마티(‘백 투 더 퓨처’의 주인공 이름)와 알렉스(‘패밀리 타이즈’의 주인공 이름)가 내 인생을 바꾸어 놓은 두 사람이다.”(마이클)
-마이클 J. 폭스 재단에 대해 말해 달라.
“뜻한 바대로 된 것은 아니지만 파킨슨병 연구에 어느 정도 진척을 이룬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과학이란 참으로 어려운 것이다. 특히 유전자 이해에 관해 어느 정도 진척을 보인 것에 대해 흥분하고 있다. 재단의 연구 결과가 열매를 맺어 언젠가 예방주사를 맞으면 파킨슨병에 안 걸리는 날이 오리라고 믿는다. 사람들이 내게 그런 날은 당신의 사후에나 올 것인데 그래도 좋으냐고 묻는다면 난 ‘젠장 할 수 없지. 좋아, 그저 그런 약을 만들어내기만 해’라고 대답할 것이다. 지금 그런 약을 개발하기 위해 전 세계 과학자들이 연구를 하고 있다. 난 매일 재단을 방문하는데 연구하는 나라들이 그렇게 많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우리 재단에서 일하는 모든 분야의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그리고 모든 환자들과 의사들 또 천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모든 천재들이 지금까지 이룬 연구 결과의 주인공들이며 그 업적이야 말로 상당한 것이다. 내 생애에 있어 가장 커다란 두 가지는 내 가족과 이 재단이다. 재단에 관한 2편의 TV 작품과 1편의 영화도 만들었는데 재단의 의미와 목적을 설명하고 또 기금을 모으기 위해 내가 출연한 것은 미천한 나로선 큰 영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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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흥진 한국일보 편집위원 / 할리웃 외신 기자 협회(HFPA)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