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하와이 장기요양 시설 인력난 심각

2023-04-17 (월)
크게 작게

▶ 입주 대기 기간도 길어져

하와이 장기요양 시설 인력난 심각


1929년 설립된 하와이 유일의 한인양로원, 1955년 지금의 자리에 건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하와이 장기요양 시설 일손 부족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타어드버타이저의 보도에 따르면, 장기요양시설 입주 대기 기간은 최소 몇 주에서 1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와이의료협회(HAH) 힐튼 레이델 회장은 대기 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대부분 인력 부족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주내 장기요양시설 일손 부족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전부터 고질적인 사안으로 꼽혀 왔지만, 최근 상태가 더욱 심각하여 사실상 위기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스타어드버타이저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주내 병원에서는 요양시설로 입주 준비를 마친 환자가 약 200명 존재하지만, 정작 요양시설에서 이들을 돌보아 줄 여력이 없어 입주가 지연되고 있다.

주내 요양시설의 병상 수는 약 4,400개이지만, 일할 사람이 없어서 모든 병상을 전력으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하와이 주 최대 요양시설 운영업체인 오아하퍼시픽헬스 웨슬리 로 최고경영자는 병상보다는 직원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현황을 전했다.

이를테면, 릴리하 소재 요양시설 더 빌라스는 최근 확장공사로 약 160개의 병상을 확보한 상태이지만, 일손이 모자라 90개 병상만 운용 중이다.

로 최고경영자는 한 요양시설의 경우 최근 일손 부족으로 약 240회 분의 교대근무 횟수가 채워지지 않아, 직원들 초과 근무가 약 58% 증가했다고 부연했다.
로 최고경영자에 따르면, 현재 요양시설에서 가장 필요한 인력은 생명선(lifeblood)이라고 불리는 공인간호조무사(Certified Nurse Aid)이다.

또한 어르신을 위한 간병인 및 식이지도사도 많이 부족하다.
하와이의료협회(HAH)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하와이 주에는 현재 약 700명의 공인간호조무사 자리가 빈 상태이다. 모집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는 급여가 꼽힌다.
하와이 주 간호사협회 대니얼 로스 회장은, 주내 공인간호조무사의 임금은 시간 당 14-15달러에서 20-25달러 사이라고 짚으며, 이는 요식업체 및 소매 상점 직원과 비슷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양시설 근무가 육체적, 심리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운을 띄우며, 일손 확충을 위해서는 현재보다 나은 보상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로스 회장에 따르면 주 내 간호 조무사 상당수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이거나 이민자이다.
또 한 가지 요양시설 일손이 부족한 이유로는, 급여가 더 높은 급성환자 치료시설(acute care)에 간호 인력이 더 잘 모이는 현상이 지목되고 있다.
오아하퍼시픽헬스 웨슬리 로 최고경영자는, 요양시설이나 급성환자 치료시설 모두 사회에 필수적인 장소이기 때문에, 두 시설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 보건국은 최근 마우이와 빅아일랜드의 요양시설 일손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200만 달러를 들여 외부로부터 전문 인력을 수급한 바 있다.
하와이의료협회 역시 간호 인력 수급을 위해 호놀룰루 시 정부와 협력하여 필요 비용 500만 달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하와이 주는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2년 초, 연방긴급사태관리청(FEMA)의 구호기금을 통해 미 본토로부터 수백 명의 의료인력을 하와이로 초청했다.
다만, 레이델 회장에 따르면 요양시설은 연방긴급사태관리청의 구호기금을 전혀 지원받지 못했다.
무엇보다 외부 인력은 일정 기간을 채운 후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므로, 단기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다.

로 최고경영자는 일손 문제는 즉각적으로 풀 수 없기에, 근본적인 원인을 헤아려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주내 요양시설의 주요 자금줄은 메디케이드이지만, 실제 발생하는 모든 운영비용을 충당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와이의료협회 레이델 회장은 하와이 메디케이드와 논의하여 요양시설의 비용을 재 조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간호 인력 확충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있다.

예를 들면, 공인간호조무사가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이른바 글라이드패스(glide path) 프로그램이다.

일을 하면서도 간호사 자격을 준비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글라이드패스는 본디 항공기의 활공 진로를 뜻하는 말로, 어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바람직한 경로를 일컫는 의미로 쓰인다.

오아하퍼시픽헬스 로 최고경영자는 글라이드패스 프로그램을 비롯하여, 고등학교 간호교육 등 간호 인력 확충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진행 중이라고 말하면서도, 부족한 일손을 메꾸는 데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