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여성 A씨는 최근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수술했다. A씨는 갑상선암 주요 증상으로 알려진 목소리 변화ㆍ삼킴 곤란ㆍ목 이물감 등 증상은 느끼지 못했지만, 유방암 건강검진 시 갑상선 초음파검사에서 갑상선암을 발견했다. 이승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갑상선-두경부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국내 발생 1위 암인 갑상선암에 대해 알아본다.
갑상선암은 목 앞부분 갑상 연골 아래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 기관이다. 갑상선은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어내고, 우리 몸 대사를 조절하고 체온을 유지하며, 신생아 뇌의 성장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
갑상선암은 분화 갑상선암(갑상선 유두암ㆍ갑상선 여포암(濾胞癌·소포에 생기는 암)), 미분화 갑상선암(암이 빨리 퍼지고, 수술하지 못할 때도 많다), 갑상선 수질(髓質)암 등으로 나뉜다.
우리나라는 갑상선암 중 성장과 전이가 느리고 악성도가 낮은 유두암이 98~99%를 차지해 치료 결과가 좋은 편이다. 그러나 1%를 차지하는 역행성암은 급격히 퍼져 진단 후 3~6개월 이내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므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이승원 교수는 “갑상선암 주요 증상으로 알려진 목소리 변화ㆍ삼킴 곤란ㆍ목 앞쪽의 커지는 혹ㆍ목 앞 혹이 주변과 고정돼 있는 증상 등은 갑상선암이 매우 진행되어 주변 장기를 침범했을 때 비로소 나타난다”며 “초기 갑상선암은 대부분 뚜렷한 증상 없이 건강검진으로 발견할 때가 많다”고 했다.
갑상선암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재까지 밝혀진 주요 원인은 유전적 요인과 방사선 노출이다.
알려진 유전적 요인으로는 BRAF 유전자 변이, TERT promotor 변이, RET/PTC 유전자 재배열, RET oncogene 유전자 변이 등이 있다. 한국인의 경우 BRAF 유전자 변이가 80%로 높은 편이다.
이승원 교수는 “국민건강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갑상선암은 여성에서 남성보다 3배가량 많이 발생하지만, 남성의 경우 갑상선에 혹이 발견되면 암일 위험이 여성보다 높고 암 성격도 여성보다 더 공격적”이라고 했다.
갑상선암을 가장 간단하고 정확히 진단하는 방법은 가는 바늘을 이용해 세포를 뽑아 진단하는 ‘갑상선 세침 흡인 검사’다. 갑상선 초음파검사 시 갑상선암 소견을 보이면, 갑상선 세침 흡인 검사를 시행해 진단한다.
첫 검사 시 20% 정도에서 양성 및 악성 여부를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있어, 세침 흡인 검사나 중심 바늘 생검(Core Needle Biopsy)을 한 번 더 받아보는 게 좋다.
갑상선암은 수술 치료가 원칙이다. 과거에는 갑상선 유두암으로 진단될 때 대부분 갑상선을 모두 절제하는 전(全)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암 주변 조직으로 침범하거나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 갑상선 한쪽 엽(葉)만 절제하는 반(半)절제술을 많이 시행한다.
목 흉터에 예민한 여성 환자들은 미용 효과가 더 우수한 경부를 통한 일반적인 갑상선 수술법 대신 흉터 없이 치료하는 내시경 혹은 로봇을 이용한 갑상선 암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이승원 교수는 “초기 저위험 갑상선암이라면 수술과 함께 ‘적극적인 추적 관찰(Active Surveillance)’을 시행해 볼 수도 있다”며 “많은 갑상선암이 성장과 전이가 느리기에 주변 조직으로 침범이 없는 초기 갑상선 유두암이라면 수술 대신 6개월~1년마다 초음파검사로 적극적인 추적 관찰을 하면서 종양이 자라거나 전이가 의심될 때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갑상선학회 갑상선암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초기 갑상선 유두암에서 수술법 대신 적극적인 추적 관찰을 여러 치료 방법 중 하나로 기술하고 있다.
갑상선 반절제술을 받은 경우 초기 6개월, 그 후 1년마다 정기적으로 초음파검사로 수술 부위와 남겨놓은 반대쪽 갑상선의 암 재발 여부, 그리고 남겨진 갑상선의 기능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이승원 교수는 “초기 갑상선암은 수술하면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다. 하지만 암이 진행되어 주변 조직인 기도ㆍ식도ㆍ신경ㆍ폐ㆍ뼈 등으로 전이되면 수술이 광범위해지고, 수술 후 환자 삶의 질이 저하되며, 수술 후 생존율도 감소하게 된다”고 했다. 따라서 갑상선암 가족력이 있고, 목에 혹이 만져진다면, 갑상선 초음파검사를 받는 게 좋다고 이 교수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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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