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간 40만 가구 이주, 높은 주택·생활비 부담
▶ 유타주는 “오지 마세요”
주거비가 비싼 LA와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 타지역으로 떠나는 가구 또는 사업체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방 우정국(USPS)의 주소지 변경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LA-롱비치-애나하임 메트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주소를 바꾼 가구 또는 사업체는 약 440만개로 집계됐고, 반대로 다른 지역에서 LA-롱비치-애나하임 메트로 지역으로 주소를 바꾼 경우는 약 400만개로 집계됐다. 결국 40만 가구 또는 기업 순유출이 있었던 셈이라고 ABC 방송 등은 보도했다.
도시를 기준으로 LA시에서는 약 15만9,000 가구 또는 사업체 순유출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최대 요인은 주거비다. 존 허싱 경제학자는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LA, 오렌지, 샌디에고 카운티에서 주택 가격이나 렌트비가 터무니없이 비싸졌다”고 분석했다.
한 이삿짐 회사 관계자도 주민들이 생활비 여유가 있는 지역을 찾고 있기 때문이라며, 팬데믹으로 인해 더욱 심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들이 이미 떠날 계획이었지만 (팬데믹이) 더 빨리 탈출하도록 부추겼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빠져나간 가구와 기업은 인근인 샌버나디노, 리버사이드 등 인랜드 엠파이어 지역으로 많이 이동했다고 덧붙였다. 주거비 외에는 정치색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추정됐다.
주거비가 높은 지역에서 인구 유출 현상은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USPS 주소지 변경 자료에 따르면 뉴욕-뉴어크-저지 메트로 지역이 가구 또는 기업 순유출 약 80만개로 집계돼 가장 많았다. 2위는 LA-롱비치-애나하임 지역이었다. 이어 시카고-네이퍼빌-엘긴 지역, 샌프란시스코-오클랜드-버클리 지역 등의 순이었다.
캘리포니아부동산협회(CRA)에 따르면 지난 1월 단독 주택 판매 중간가는 LA카운티에서 77만8,540달러, 오렌지카운티에서 119만4,500달로로 각각 나타나 더 이상 서민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치솟았다. 또 리스팅 웹사이트 ‘줌퍼’에 따르면 LA지역 1베드룸 렌트비 중간값은 2,390달러로 상당히 비싼 수준으로 집계됐다.
한편,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많이 이주하는 곳 중 하나인 유타주의 주지사가 캘리포니아 주민들에게 유타로 오지말 것을 권고했다.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많이 몰려오며 주택과 물 부족 현상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구 증가가 너무 급격히 일어나 우려된다며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그냥 캘리포니아에 머물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캘리포니아 주민을 ‘난민’(refugees)로 지칭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유타 대학이 2021년 6월 발표한 보고서 내용을 보면 유타 주로 이주해 오는 타주 사람들 중에 캘리포니아 주민들 숫자가 1위였다.
<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