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시간 추적 후 F-22서 미사일 발사… “민항기에 위협, 바이든 격추 명령”
▶ “中 풍선보다 작은 소형차 크기에 탑재량 적어”…잔해 회수해 실체 규명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로이터=사진제공]
미국 정부가 미국 본토 영공을 침범한 중국 정찰풍선을 격추한 지 6일 만에 알래스카주(州) 상공에서 미확인 물체를 또다시 격추했다.
미 정부는 해당 물체가 어디에서 왔고, 목적이 무엇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잔해를 회수해 실체를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0일 브리핑에서 알래스카주 북동부 해안 상공에서 "고고도 물체"(high altitude object)가 발견돼 이날 오후 1시 45분께 전투기가 출격해 격추했다고 말했다.
미 당국은 전날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가 이 물체를 탐지해 24시간 동안 추적했고, 보고를 받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격추했다고 커비 조정관은 설명했다.
커비 조정관은 해당 물체가 4만ft(약 12㎞) 상공을 날고 있었고 크기는 최근 격추한 중국 정찰풍선보다 작은 소형차 크기라고 말했다.
미국이 지난 4일 격추한 중국 정찰풍선은 버스 3대 크기였다.
이날 격추는 중국 정찰풍선 격추 엿새만으로, 당시에도 미 당국은 풍선이 알래스카주를 통해 미 본토로 진입한 것을 확인했지만 지상의 민간 피해를 우려해 발견 일주일 만에 대서양 해상에서 격추했다.
하루 만에 신속하게 이뤄진 이날 격추는 당시 중국 정찰풍선에 대한 '늑장 대응'이란 공화당 등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커비 조정관은 이날 격추한 물체는 민간 항공기 운항에 상당한 위협을 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 정찰풍선은 약 6만∼6만5천ft(약 18∼20km) 상공을 떠다녀 민항기 운항에 위협이 되지 않았다고 미 당국은 판단한 바 있다.
연방항공청(FAA)은 이날 군사작전 지원을 위해 알래스카주 데드호스 주변 일부 영공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격추한 물체의 비행 목적과 어디에서 왔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언급하고 정찰 장비가 탑재돼 있었는지도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앞서 격추한 정찰풍선보다는 탑재량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수거 중인 중국 정찰 풍선[로이터=사진제공]
그는 격추 전에 전투기 조종사가 해당 물체를 육안으로 살펴본 결과 유인 물체는 아닌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격추된 물체는 캐나다 국경 근처 알래스카 북동부 바다에 떨어졌고, 당국은 앞서 회수한 중국 정찰풍선 잔해보다 더 빨리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 공군이 알래스카 엘먼도프 공군기지에서 F-22 전투기를 출격시켜 AIM-9X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해 격추했으며, HC-130 수송기와 HH-60, CH-47 헬리콥터가 수거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번 미확인 물체 격추와 관련해서는 중국 당국과 접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선 정찰풍선 격추 전후로는 중국 당국과 연락한 바 있다.
커비 조정관은 최근 격추한 중국 정찰풍선은 의도적으로 미 본토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美 전투기에 격추당한 중국 ‘정찰풍선’[로이터=사진제공]
한편 CNN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지난해에서야 중국 정찰 풍선의 신호를 잡아내는 데 성공했고, 이를 토대로 전 세계적으로 정찰 풍선을 거의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방법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는 지난해 사후 감지한 정찰 풍선에서 확보한 정보를 토대로 이 같은 추적 방안을 마련했고, 이를 비롯한 기타 정보를 종합해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도 최소 3차례 중국의 정찰 풍선이 영공을 침범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 정부는 앞서 격추된 중국 정찰 풍선 이전에도 현 정부 시절 한 차례, 트럼프 행정부에서 최소 3차례 정찰 풍선이 미국 영토를 지나갔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은 재임 시절 정찰 풍선과 관련해 어떤 내용도 전달받지 못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