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민들의 경찰 신뢰 급락

2023-02-07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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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인 운전자 구타사망

▶ 백인·라틴계 특히 하락

교통단속 과정에 경찰의 구타로 사망한 타이어 니컬스 사건 이후 경찰에 대한 미국인의 신뢰가 한층 하락했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 1일 성인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9%만이 경찰을 신뢰한다고 답해 조사를 시작한 2014년 이후 최저점을 기록했다고 두 언론이 보도했다.

미국인의 경찰에 대한 신뢰는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여왔지만 2020년 흑인 청년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에 의해 목이 짓눌려 사망한 이후 한층 급격히 떨어졌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 당시 두 언론사의 같은 조사에서 경찰에 대한 신뢰도는 47%였다.

최근 백인과 라틴계의 신뢰도 하락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플로이드 사태 직후만 해도 백인의 50%, 라틴계의 51%가 경찰을 신뢰한다고 답했지만 이번 조사에선 이 비율이 각각 46%와 36%로 떨어졌다. 흑인들의 경우 플로이드 사태 당시에는 응답자의 28%가 경찰을 믿는다고 밝혔고, 이번 조사에선 20%만이 신뢰한다고 답했다.

전반적인 하락세는 유사한 추세였지만 정치 성향별로 경찰에 대한 신뢰는 확연히 갈렸다.

공화당 지지층의 경우 신뢰도가 60%에 달한 반면 무당층은 39%, 민주당 지지층은 20%에 불과했다.

통계기관 ‘경찰 폭력 지도’(MPV)에 따르면 2022년 경찰관의 폭력으로 숨진 사람이 총 1,186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MPV는 “이는 지난 10년 내 그 어느 해보다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2021년엔 1,147명, 2020년엔 1,155명 등이었다. 올해 들어서도 약 7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경찰에 살해된 주민 중 흑인이 26%를 차지했다. 전체 인구에서 흑인 비중이 13%가량에 불과한 점에 비춰보면, 흑인이 경찰 폭력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3∼2022년 10년간 경찰에 살해된 흑인은 10만 명당 7.22명꼴로, 여러 인종 중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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