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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무명 독립운동가, 탁본 통해 120년 만에 조국 품에

2023-02-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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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기념관, 3일 묘비 탁본 기증식

하와이 무명 독립운동가, 탁본 통해 120년 만에 조국 품에


독립기념관(관장 한시준)은 보도자료를 통해 3일 오전 10시 30분 홍보관에서 묘비 탁본 기증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인 이민 120주년 기념, 무명 독립운동가 발굴을 위한 한인 묘비 탁본 사업’은 지난해, 120년 한인 이민 역사와 궤를 같이하며 국외 사적지로 등록되어있는 ‘하와이 그리스도연합감리교회’와 ‘미주한인재단 하와이’가 공동으로 주관했으며, 하와이 한인회, 마우이 한인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하와이협의회, 하와이 한글학교 학생 등 범 동포사회가 참여하는 행사로 진행되었다.


뿐만 아니라 국가보훈처 박민식 장관, 독립유공자 후손인 배우 김승우씨가 하와이 탁본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했으며, 시간이 멈춘 마을로도 유명한 충남 서천에 위치한 판교중학교 학생들이 하와이 역사탐방을 하여 탁본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한국인의 역사의식을 고취 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하와이는 한인 이민이 최초로 시작된 지역으로 당시 한인들은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에 모든 노력을 바쳤다.

한인 이민자들의 독립을 향한 염원은 국권회복 운동을 후원하는 한인 단체로, 독립군 사관 양성 기관으로 발현되었으며, 민족 정체성을 교육하는 학교의 설립, 독립운동을 지원하는 교회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하와이 한인사회는 한국 독립운동의 든든한 재정적 배후 기지의 역할을 담당했다.

1920년까지 약 5,000여 명이 넘는 하와이 한인들은 나라 사랑의 정신으로 독립운동을 끊임 없이 전개해왔지만, 아직까지 그 공로를 인정받은 사람은 70여 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하와이에 존재했지만 기억되지 않은 사람들. 일명 무명 독립운동가를 찾는 작업의 일환으로 이들의 묘비를 찾아 한분 한분을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해 탁본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단단한 화강암으로 제작된 묘비마저 세월의 흐름을 막지 못하고 넘어지고 깨져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더욱이 세대가 넘어갈수록 초기 한인 이민자들의 묘소를 찾는 이 또한 사라져가고 있다.

이에 한인 최초 이민자들이 잠들어 있는 ‘오아후섬 와이알루아 푸우이키 묘역’ (O’ahu Waialua Puuiki Cemetery), ‘마우이섬 와이에후 한인묘지’ (Maui Waiehu Korean Cemetery), ‘오아후 묘지공원’ (O‘ahu Cemetery), ’오아후 카할라 묘역‘ (O‘ahu Kahala Cemetery) 등지에서 ‘한인 묘비 탁본 사업’을 통해 훼손이 심한 한국 출생 이민자들의 묘비 58개를 탁본했다. 이번 탁본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중국인 묘역으로만 알려져 있던 ’오아후 카할라 묘역‘에서 한국인 이민자 106명의 묘지를 발견한 성과를 거두었다.

국가보훈처는 지난해 한인 묘비 탁본 사업으로 공적을 확인한 백인숙, 오창익, 함삼여 등 미주지역 독립운동가 12명을 독립유공자로 추서한 바 있다.

한시준 독립기념관장은 기증된 묘비 탁본을 통해 하와이에서 활동한 무명 독립운동가들의 공적을 새롭게 규명하고, 미주지역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을 보존하여, 일반 국민들에게 역사 교육의 자료로 널리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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