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긴급 진단] ‘4천만명 생명줄’ 콜로라도강 ‘바닥’… 물 제한 ‘비상’

2023-01-2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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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방·주정부 물절약 갈등

▶ 자체 절약안 제시 못하면 물 사용 강제제한 예고
▶ 캘리포니아 20% 줄여야

[긴급 진단] ‘4천만명 생명줄’ 콜로라도강 ‘바닥’… 물 제한 ‘비상’

기후변화로 콜로라도강의 물이 말라가면서 후버댐 위에 조성된 인공호수인 레익 미드의 수위가 거의 바닥까지 급격히 내려가 있다. [사진제공=로이터]

LA를 비롯한 캘리포니아주 등 총 4,000만 명에 달하는 인구의 상수원인 콜로라도강이 가뭄 등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말라가며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 주민들의 생명줄인 식수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콜로라도강 상수원을 사용하는 주 정부들이 이달 내로 자체적인 물 절약 방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사상 최초로 연방정부가 주 정부의 물 사용을 강제로 제한하는 조처를 발동하게 되는 등 콜로라도강의 물 공급 해법을 놓고 주 정부와 연방정부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 북미 지역에서 4,000만 명의 수자원 역할을 하는 콜로라도강에 닥친 환경 변화와 이를 둘러싼 주 정부와 연방정부 간 고민을 보도했다. 콜로라도강은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네바다, 콜로라도, 뉴멕시코, 유타, 와이오밍 등 7개 주에 수자원을 공급한다. 서남부에 전기를 공급하는 후버댐도 콜로라도강에 설치된 발전시설이다.
미국에서 멕시코까지 약 1,500마일을 흐르는 이 강의 수자원을 공평하게 사용하기 위해 지난 1922년 물 사용에 대한 협정을 맺고 각 주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총량을 제한했다. 이후 멕시코의 수자원 사용을 보장하는 내용이 추가된 이 협정에 따르면 매년 각 주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총량은 1,750만 에이커 피트(1에이커 피트=123만 리터)다.

문제는 콜로라도강의 수량이 매년 1,500만 에이커 피트에 불과하기 때문에 각 주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과다한 수요로 수위가 낮아지고 있던 콜로라도강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이 계속되면서 바닥을 드러낼 정도가 됐다.


지난해 여름 후버댐에 물을 공급하는 인공호수 레익 미드의 수위는 역대 최저인 1,040피트까지 내려갔다. 만약 수위가 950피트까지, 즉 지난 여름보다 90피트만 추가로 하락한다면 후버댐의 발전 자체가 중단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연방정부 내무부 산하 간척국(BOR)은 각 주 정부에 60일 이내에 자체적으로 물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물 사용을 줄여 강의 수위를 높이겠다는 취지였지만, 주 정부들은 자체적인 조치를 마련하지 못했다. 수자원 절약 필요성에 대해선 모두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물 사용을 대폭 감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일정 부분 물 사용량을 줄이더라도, 인근 주는 더 많이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조건을 내건 주도 있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BOR은 이달 말을 새로운 시한으로 정하고 재차 자체적인 해결책 제시를 압박했다.

콜로라도강에서 가장 많은 물을 사용하는 캘리포니아의 경우 현재 물 사용량에서 20%를 감축하겠다고 제안한 상태다. 그러나 캘리포니아는 연방 정부가 그 이상 물 사용을 제한한다면 소송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토미 보드로 연방 내무부 부장관은 콜로라도강의 물 사용 감축 방안에 대해 “각 주 입장에서 공정하면서도, 공공보건과 안전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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