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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치·오른쪽 윗배가 계속 아프다면… ‘담석증’ 때문?

2023-01-24 (화)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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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치·오른쪽 윗배가 계속 아프다면… ‘담석증’ 때문?

복부 초음파검사(왼쪽)와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오른쪽)로 확인한 담석증. [순천향대 부천병원 제공]

담즙(쓸개즙)은 지방의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간에서 매일 1L 정도 만들어지며 담관(담도)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배출된다. 담즙은 물처럼 순수한 액체로 이뤄져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담관이나 담즙 저장소 역할을 하는 담낭(쓸개)에 찌거기가 생기고 뭉쳐지면 단단한 담석(膽石ㆍcholelithiasis)이 생길 수 있다. 결석이 담낭 안에 생기면 담낭 담석증, 담관 안에 생기면 담관 담석증, 간 내부에 생기면 간내 담석증이라고 부른다.

이윤나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담석증이 담즙 배액 경로를 막으면, 담낭과 담관 압력을 높여 통증을 일으키며 지속되면 염증이 악화하고 2차적인 세균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담석증 주증상은 심한 복통이다. 가슴 가운데 명치나 오른쪽 윗배 심한 통증이 15분 이상, 길게는 종일 지속되는 특징이 있고 때로는 등 쪽으로 뻗치기도 한다.


5시간 이상 복부 통증, 오심, 구토, 열, 오한, 황달 증상이 지속되면 ‘담도 산통’을 의심하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증상이 없거나 중압감 등 모호한 증상만 있을 때도 있다.

복통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으므로 위염, 위·식도 역류 질환, 췌장염, 요로계 질환과 감별하려면 복부 초음파검사 및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 등 정확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복부 초음파검사는 담낭 담석증을 90% 이상 진단할 수 있지만, 담관 담석증이나 간내 담석증 진단 정확도가 떨어지기도 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 담췌관조영술(MRCP) 등 추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담석증 원인은 담즙의 비율 변화다. 담즙은 콜레스테롤, 지방산, 담즙산엽 등 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담즙을 이루는 성분 비율이 여러 가지 이유로 변하면 찌꺼기가 생기고, 이 찌꺼기가 서로 뭉쳐 돌처럼 단단하게 응고되면 담석증이 발생한다.

담석 종류는 크게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성 담석으로 구분된다. 콜레스테롤 담석은 담즙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발생하며 여성ㆍ다출산ㆍ비만일 때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잘 먹지 않으면 담즙 배출 호르몬이 분비가 잘되지 않고, 이로 인해 담즙이 한 곳에 고이면서 굳어 담석증으로 악화할 수 있어 장기간 금식, 심한 다이어트, 위 절제 수술 환자에게도 잘 생긴다. 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대사질환 환자에게도 콜레스테롤 담석이 잘 생긴다.

색소성 담석은 갈색 담석과 흑색 담석으로 나뉜다. 갈색 담석은 간디스토마(간흡충) 등 기생충이나 담관 세균 감염이 있는 사람에게 주로 나타난다. 흑색 담석은 간경변·용혈성 황달·크론씨병 등으로 회장을 잘라낸 환자에게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담석증 치료는 담석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담낭 담석증이 증상 없이 우연히 발견되면, 주기적인 복부 초음파검사로 변화를 관찰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담낭 담석증 환자가 발열·통증을 호소하거나, 담석 크기가 3㎝ 이상이거나, 도자기 담낭(만성 담낭염으로 담낭이 석회화된 것) 등 담낭암 위험이 있다면 내과적 치료로 증상 완화 후 담낭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기본적인 치료법이다.

담낭절제술은 대부분 통증과 합병증이 적은 복강경 수술로 이뤄진다. 담관 담석증은 ERCP로 담석 위치를 알아내는 동시에 내시경으로 결석을 제거할 수 있다. 간내 담석증은 담관암 위험을 높이므로 간엽절제술 같은 수술이 필요하다.

담석증을 예방하려면 식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폭음, 폭식, 술·카페인·탄산음료 등 자극성 식품을 피한다. 밥과 3~4가지 반찬을 골고루 먹는 한식 식단이 도움이 되고 조리 시 지방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어육류는 저지방 어육류로, 하루 150g 미만으로 섭취한다. 지방 섭취량을 장기간 지나치게 줄이면 영양 상태가 나빠지므로, 증상이 호전되면 조리 시 기름을 하루 15g 정도 사용하고, 어육류도 하루 200~250g 정도로 섭취한다.

이윤나 교수는 “담석증을 예방하려면 안전한 식습관 뿐만 아니라 정기검진,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며 “운동은 좋은 콜레스테롤 생산과 장 운동을 돕고, 담즙 내 총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비만이라면 체중을 줄이고 정상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담석증이 생겼다면 올바른 치료법을 택해 치료해야 한다.

담낭절제술이 필요하면 담낭을 제거해도 간은 정상적인 식사를 소화시킬 만큼 충분히 담즙을 만들고 담즙이 담낭 대신 간으로 바로 배출되므로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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