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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송산책] 독자와의 커피 타임 -유고명 박사(3)

2023-01-13 (금) 정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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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4년은 한국 팝송계에 획기적인 두 가지의 변화가 있었다. 첫째는 영국의 4인조 그룹 Beatles가 처음으로 소개되었고 두 번째는 같은 영국인 출신 Cliff Richard가 본격적으로 한국인들에게 알려지게 되는 해였다. 먼저 Beatles에 대해 질문하겠다. Elvis, Paul Anka, Neil Sedaka 등에 익숙한 당시의 세대들은 어떤 반응을 가졌는가?

▶그땐 그들의 노래보다는 헤어 스타일인 장발 머리에 우리의 관심을 더 끌었다. 그 이유는 그 당시 남자의 경우는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머리를 빡빡하게 깎아야 했기 때문에 머리칼에 대해 심리적인 콤플렉스가 존재했고 또한 이로 인해 많은 제약이 따랐다. 일례로 짧은 머리로 극장이나 음악 감상실 같은 곳에 갈 수 없었기 때문이니 자연히 음악보다는 그들의 더벅머리에 환호할 수밖에 없었다. 빡빡머리 때문에 생긴 스트레스가 가득한 고교생에게는 Beatles의 더벅머리는 우리들에게 자유를 만끽하게끔 해주는 돌파구 역할을 했다고 하겠다. 이후 장발머리가 젊은이들에게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이 되었다.

- Beatles는 종전의 아티스트로부터 보지 못한 전혀 다른 음악을 보여 주었는데 어떤 음악들은 좋아했는지?


▶I Wanna Hold Your Hand, She Loves You 그리고 I Saw Her Standing There 등을 좋아했지만 초창기 때는 솔직히 말하면 Elvis나 Paul Anka에게서 가진 그런 매력을 느껴 보지 못했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야단법석하니 관심을 가져본 그런 정도였다. 그러나 나중에 Yesterday, Let It Be, And I Love Her, Michelle 등이 나왔을 때부터 서서히 Beatles를 좋아하게 되었다.

- 1964년은 영국 출신 Cliff Richard가 출연한 영화 ‘틴 에이저 스토리’가 국내에 상영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는데

▶그를 알게 된 것은 그가 출연한 영화 ‘틴 에이저 스토리’ 를 통해서였다. 영화를 본 후 바로 그의 열렬한 팬이 되었고 영화에 나온 노래 모두가 좋아했지만, 그중에서 The Young Ones, We Say Yeah, When The Girl In Your Arm, Lessons In Love 등을 좋아했다. 당시에 이 영화가 우리에게 끼친 영향은 대단했다. 학교에 가면 두 가지 부류의 학생이 있었다. 하나는 이 영화를 본 학생과 또 하나는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한 학생으로 나뉘었다. 학교 휴식 시간이나 점심시간에는 영화를 본 학생이 그렇지 못한 학생에게 영화 줄거리와 Cliff Richard에 대해 열심히 얘기하는데 열중이었다. 이 영화 한 편으로 Cliff Richard는 학생들의 우상으로 자리잡았다.

- 그 당시 Cliff Richard가 Beatles보다 한국에서는 팬이 더 많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초창기 Beatles 음악은 한국인이 좋아할 요소가 없었다고 사료된다. Nat King Cole, Patti Page, Connie Francis, Brenda Lee 등에 친숙한 국내 애호가들에게 이들의 음악 패턴은 생소했다. 세 명의 기타 연주와 드럼 주자. 두 명 또는 세 명이 번갈아 가면서 노래하는 스타일이 우리에겐 감흥이 생기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멜로디 자체가 한국인의 구미에 맞는 소재가 아니어서 처음부터 끌리는 것이 없었다. 그에 비해 Cliff Richard의 음악은 가벼운 리듬에 한국인이 좋아할 감성이 담긴 멜로디 그리고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한국 팬의 마음을 사로잡은 요인이었다 사료된다. 특히 여성분들이 좋아할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Cliff Richard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당연했다. 덧붙인다면 서구형이지만 동양적인 외모를 가미한 그의 용모에 많은 한국의 소녀 팬들이 열광한 것 같다.

- Cliff Richard의 노래가 국내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는데 생각나는 노래들은?

▶그의 노래들 대부분 소개될 때마다 모두 히트한 것으로 기억나는데 그중에서도. ‘The Young Ones’, ‘Evergreen (상록수)’, ‘Bachelor Boy’, ‘Vision’, ‘Summer Holiday’, ‘Congratulations’, ‘I Could Easily Falling In Love With You’, ‘Early In The Morning’, ‘Constantly’, ‘Wind Me Up’ 등은 대단한 인기를 끈 노래들로 기억한다. ‘The Young Ones’는 영화 주제가로 영화와 함께 오랫동안 좋아했었고, ‘Evergreen Tree’는 은은한 하모니카 반주로 진행되어 여고생들이 특히 선호하는 곡으로 기억하며 ‘ Vision’은 남녀 모두 좋아하여 Cliff Richard의 대표곡 중의 하나로 국내에선 환영받았다.

- Beatles 출현 이후 팝송계에 큰 지각변동이 있었다. 그중 하나로 그동안 거의 주목받지 못한 영국 출신의 가수들과 보컬 그룹들이 수면위로 떠올라 전 세계적으로 소개되기 시작했는데 기억되는 노래들이 있는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5인조 그룹 The Animals이다. 그들의 노래 ‘The House Of Rising Sun’은 듣는 순간부터 정말 좋아했다. 강렬한 기타 연주, 가슴을 시원하게 만드는 보컬의 목소리, 그리고 전자 오르간의 멋진 연주. 무엇 하나 흠잡으려고 해도 없는 그런 명품 노래였다. The Searchers의 ‘Love Portion Number 9’, Matt Monroe의 ‘Walk Away’, Petura Clark의 ‘Down Town’, The Rolling Stones의 ‘ Satisfaction ’, ‘Herman’s Hermits의 ‘Listen People’, ‘Perter & Gordon의 ‘A World Without Love’ 등이 그 당시 많이 들었던 노래로 생각난다. (계속)

<정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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