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주립대와 런던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화산연무(vog)가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와이 주립대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주 교육국이 주관하는 SBA학업성취도평가(Smarter Balanced Assessment) 점수를 조사했고, 260개 학교 15만 명 이상의 시험 결과를 취합했다.
SBA평가는 3-8학년, 1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수학과 영어 능력을 가늠하는 시험이다.
조사 결과,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성취도 점수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마침 킬라우에아 화산이 분화하여 화산재가 섬 전역에 흩어진 시기와 맞물린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연구 보고서는 이를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결과로 분석했다.
또 한가지 발견된 사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지역의 성취도가 상대적으로 더욱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조사 표본집단 중 약 절반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지역 학생들이었고, 6%는 영어 보조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립대 경제학과 티모시 할리데이 교수는 화산연무가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학생에게 훨씬 더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 연구 결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화산연무는 화산재 및 이산화황, 기타 가스의 혼합물로, 인체에 들어올 경우 호흡곤란이나 두통, 인후염, 안구 가려움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
대기오염과 학업성취도의 상관관계는 그간 여러 연구 기관에서 다루어 온 주제이다.
2020년 플로리다에서는 교통대기오염과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와의 연관성이 발견되었고, 2021년 브라질에서는 대기 중 오염 미립자 농도가 높을 수록 대학입시점수가 낮아지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할리데이 교수는 대기오염이 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규명된 바가 없으나, 인체에 염증을 유발한다는 이론들이 이번 연구에 적용되었다고 전했다.
하와이 주는 2018년 분화를 포함하여, 지난 35년간 킬라우에아 화산에서 분출되는 화산재의 영향권에 놓여 있다.
올해에는 마우나 로아 화산 분출도 있어서, 화산재 피해 우려가 더욱 고조되기도 했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한 것은 화산 가스인 이산화황과, 화산재 혹은 화석연료로부터 발생하는 PM2.5 미세 입자이다.
해당 미세 입자는 직경 2.5마이크로미터의 매우 작은 크기로, 흡입 시 인체 깊숙히 들어와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연구원들은 보건국의 대기오염 감기시설을 사용하여, 특정 학교에서 PM2.5 농도가 얼마가 짙은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세제곱미터 당 PM2.5 농도가 평균 9마이크로그램 이상인 학교의 시험 점수가, 9마이크로그램 미만인 학교의 점수보다 약 7배 더 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른 식으로 표현하자면, 입방미터 당 PM2.5 농도가 1.84마이크로그램 늘어날 때마다, 시험 점수가 1%씩 감소했다.
연구 보고서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이 많은 지역의 경우, PM2.5와 이산화황 농도에 따른 시험 점수 영향은 각각 10배와 6배 높았다고 짚었다.
주립대 경제연구소(UHREO) 레이첼 이나후쿠 연구원은 대기 질이 좋지 않을 때,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학생들은 장애물이 적은 셈이라고 언급하며, 환경오염은 불평등 격차를 늘리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할리데이 교수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공기 질에 관한 연구가 보다 면밀히 이루어져서, 사람들의 인식을 재고하고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을 돌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육국 타미 턴 부국장은 교육국이 교실 공기 질 향상을 위해 10년 이상 화산연무를 감시해 왔다고 운을 띄우며 대응책 마련을 위해 현재 연구 결과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