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빅리그 진출 공식화하자 “FA시장 뒤흔들 선수” 소개
▶ 류현진 6년 3600만 달러 최고, 연 평균은 김하성 700만 달러
빅리그 진출을 공식화한 이정후(24·키움)가 20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 대문을 장식했다. 키움 구단에 미국 도전 의사를 내비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미국 현지의 집중 조명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2년 뒤에도 26세에 불과하고, 한국프로야구(KBO리그)를 평정한 천재적인 타격 실력을 갖췄기에 가능한 일이다. 내년 시즌에도 올해 못지않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김하성(샌디에이고), 류현진(토론토)을 넘어 한국인 역대 최고 대우로 태평양을 건널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는 두말할 필요 없는 KBO리그 최고 타자다. 2017년 데뷔해 신인왕을 차지하고 6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다. 3,000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 가운데 통산 타율은 0.342로 1위다. 매 시즌 정체되지 않고 성장한 모습을 보여 올해에는 타격 5관왕(타율·타점·안타·출루율·장타율)을 차지하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상(MVP)도 받았다. 태극마크를 달고도 2018 아시안게임, 2019 프리미어12, 2022 도쿄올림픽 등에서 꾸준히 활약했다.
빅리그 구단이 군침을 안 흘리는 게 이상할 정도다. 관건은 이정후의 몸값이다. 이정후는 2023시즌을 소화하면 1군 등록일수 7년을 모두 채워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릴 수 있다. 구단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키움은 강정호 박병호(KT) 김하성 사례처럼 대승적으로 허락할 가능성이 높다.
KBO리그 출신 빅리거들은 다수가 포스팅 시스템으로 미국 땅을 밟았다. 자유계약선수(FA)와 포스팅 시스템을 통틀어 최고 대우를 받고 간 선수는 2013년 류현진과 2021년 김하성이다. 류현진은 6년 보장에 3,600만 달러에 LA 다저스와 계약했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와 4년 보장 2,800만 달러를 받아 연평균(700만 달러)으로는 600만 달러의 류현진보다 앞선다.
최근 메이저리그 FA 시장은 뜨겁다. 이정후와 비교될 수 있는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29)는 올 겨울 포스팅 시스템으로 보스턴과 계약하면서 5년 9,000만 달러(약 1,165억 원)의 ‘잭팟’을 터뜨렸다. 도쿄올림픽에서 요시다와 친분을 쌓은 이정후는 “나도 내년 시즌을 마치고 높은 평가를 받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MLB닷컴도 이정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MLB닷컴은 “KBO리그 슈퍼스타 이정후는 한 팀의 날개에 바람을 일으켜줄지 모른다”며 “내년 FA 시장을 뒤흔들 선수”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파워와 맞히는 능력, 선구안 등의 조합은 빠른 공에 어려움을 겪었던 다른 KBO리그 타자들과 달리 메이저리그 적응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괴수’ 블라디미르 게레로와 빗대기도 했다. 빅리그 강타자 게레로는 스트라이크 존 근처의 공이 들어오면 가리지 않고 때려 많은 안타를 생산했다. MLB닷컴은 “어떤 코스에 공이 날아오더라도 안타를 치는 게레로의 능력이 마음에 들었다면 이정후를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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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