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은행들 SBA 대출 ‘선방’…“내년에는 나아진다”

2022-12-06 (화) 12:00:00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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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카운티 2022년 SBA 7(A) 실적

▶ 뱅크오브호프 전체 4위… 총액은 CBB 두각, 연준 긴축 여파 전반적 수요 감소… 반토막도

한인 은행들 SBA 대출 ‘선방’…“내년에는 나아진다”
남가주 한인 은행들이 올해 연방 중소기업청(SBA) 융자 실적에서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이라는 긴축 국면에서 대출 수요가 작년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LA 은행 중 상위권에 랭크되면서 내년 기대감을 높인 것이다.

5일 LA비즈니스저널(LBJ)에 따르면 한인 선두은행 뱅크오브호프는 올해 SBA 7(a) 대출을 총 66건 기록했다. 이는 LA 카운티 은행 중 4위에 달하는 성적이다. LA 카운티에서 SBA 융자 성적 선두를 차지한 은행은 US뱅크로 총 125건을 기록했다. 이외에 웰스파고(94건), 카덴스뱅크(67건), JP모건체이스(55건)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SBA 7(a) 대출은 SBA가 중소기업에 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대출 프로그램이다. 융자 금액의 최대 85%까지 SBA가 보증해 금융기관은 부실 대출 리스크를 줄이고 대출자는 탕감 및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한인 은행과 한인 자영업자들이 주로 이용한다.


뱅크오브호프 외에 다른 한인 은행들도 선전했다. 한인 은행 중 SBA 융자에 특화돼 있는 CBB는 총 50건을 진행해 7위를 차지했다. 이외에 PCB는 27건, 오픈뱅크는 21건, 한미은행 16건, US메트로는 9건을 달성했다. 다만 한인은행들의 SBA 7(a) 융자 건수는 지난해보다는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올해 연준이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p 기준금리 인상)을 밟는 등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반적으로 대출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실제 한인 은행들 뿐만 아니라 주류 금융기관 전반적으로 SBA 대출 건수가 줄었다.

융자 총액 측면에서 살펴보면 CBB가 한인 은행 중 가장 앞섰다. SBA 7(a) 대출을 올해 총 4,910만 달러 진행한 것이다. 다음으로는 PCB(3,840만 달러), 뱅크오브호프(3,300만 달러), 오픈뱅크(2,360만 달러), US메트로(1,650만 달러), 한미은행(1,140만 달러) 순이었다. 대출 건수가 감소하면서 융자 총액도 전년 대비 감소했다. 한인 은행 뿐만 아니라 주류 은행들 중에서도 많게는 50% 이상 급감한 곳도 있다.

올해는 연준 금리 인상이 SBA 대출에 악재였지만 내년에는 경기 침체가 변수로 우려된다. 융자 수요자인 자영업자나 소규모 기업 입장에서는 경기 하강으로 당장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나오지 않는데 무리하게 대출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 한인 은행 관계자는 “올해 SBA 실적이 급감한 것은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 때문”이라며 “내년에도 당장 대출 수요가 늘 것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이제 저점은 찍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SBA 보증 운용 방식도 융자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SBA는 최근 50만달러 이하 SBA 7(a) 대출에 대해 수수료를 1년 동안 면제하기로 했다. 인플레이션 여파로 융자가 필요한 자영업자들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시행한 조치다. 다만 관련 정책이 변화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한인 은행 입장에서는 당국의 방침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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