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남녀노소, 인종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우리의 일상생활이 마비되고 경제적인 타격도 컸지만 무엇보다도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미 전역에서 현재 110만명이 목숨을 잃고 확진자만 해도 1억명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자가검사기가 이젠 대부분의 미국 가정에 배급이 되었기 때문에 아직도 통계에 잡히지 않은 확진자까지 감안할 경우 대략 두 명 가운데 한 명 꼴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초창기에는 백신도 개발이 되지 않은데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몰라 사망자가 많이 발생했고 일반인들의 공포도 극도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3년에 가까운 기간동안 우리 주변에서 한 번도 코로나에 감염된 적이 없는 사람이 오히려 드물 정도로 코로나19는 이젠 독감처럼 흔한 질환이 되었다.
그런데 코로나 백신을 5차례 맞고 독감예방주사까지 접종했는데도 지난 10월, 기자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말았다. 콧물, 기침, 발열 등 독감과 너무 흡사한 증상이라 그냥 지나칠 뻔했는 데 자가검사를 해보니 코로나 양성으로 나왔다. 그동안 주변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심하게 고생하거나 심지어 부작용이나 후유증으로 사망한 소식을 수시로 접했기 때문에 일말의 두려움과 함께 걱정이 앞섰다. 11월 첫 번째 주 기준, 미 전역에서 코로나19로 9,400명이 사망하는 등 예전에 비해서는 위세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개인의 상황에 따라 치명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누가 감시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가격리를 하면서 외부출입을 하지 않고 집에서만 지냈다. 다행히 일주일 정도 앓다가 PCR 검사결과 음성으로 판정되어 일상으로 복귀했지만 나로 인해 아내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목이 아파 목소리도 나오지않고 기침이 그치지 않는 등 꼬박 열흘간을 침상에 드러누워 있어야 했다.
예기치않은 코로나 확진으로 타인에게 일어나는 일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코로나 양성으로 나타난 독감 비슷한 증세로 일주일간 고생하면서 집안에 갇혀있다 보니까, 평소에 산책을 하고 운동을 하는 등 건강하게 지내는 평범한 일상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실감하게 되었다. 특히 건강이 최고라는 사실을 코로나19를 앓으면서 몸과 마음으로 느꼈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반을 잃는 것이요, 건강을 잃으면 전부 잃는 것이다”라는 말이 절로 다가왔다.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적당한 운동과 건강 체크를 하면서 코로나 발생 초기에 귀가 아플 정도로 많이 들은 이야기이지만 ‘사회적 거리두기·손 씻기·마스크 쓰기’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수 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는 사실도 재인식하게됐다.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코로나 확진으로 일주일 창살없는 감옥에서 우울한 마음으로 앓다보니 좋아하는 사람들과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함께 식사하는 등 사소한 일상이 사실은 기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다”라는 속담을 절로 이해하게 됐다.
올해도 어김없이 감사의 계절 추수감사절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어쩌면 우리가 평소에 감사에 너무 인색하기 때문에 추수감사절이라는 명절을 만들어서라도 우리에게 감사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지도 모른다.
이번 일을 계기로 감사노트를 쓰기로 했다. 감사를 표현하는 단순한 행동이 인생에 극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또한 통증을 줄여주고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등 신체 건강에도 활력을 불러일으켜 주기 때문이다. 탈무드에 보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배우는 사람이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감사하며 사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다.
감사하며 사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훨씬 건강하고 행복하다고 한다. 감사하지 못하면 마음과 육체는 병들기 쉽고 불행하게 된다. 아침에 눈 떴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편안하게 숨 쉴 수 있음에 감사하고, 내가 원하는 곳으로 걸어갈 수 있음에 감사하고, 아직도 남과 나눌 것이 남아 있음에 감사하고, 따뜻한 마음을 나눌 친구가 있음에 감사하고, 나를 아껴주는 소중한 가족이 있음에 감사하는 추수감사절이고 싶다.
감사는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최고의 보약’이자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
박흥률 특집기획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