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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이야기

2022-10-31 (월) 채수호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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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의 기원은 4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605년 영국 런던의 한 여관에서 손님에게 마부가 달린 마차를 대여하기 시작한 것이 택시의 효시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마차택시 서비스는 그 후 유럽 여러나라로 퍼져나가 1637년에는 프랑스 파리에서도 마차택시가 운행되기 시작하였다.

택시(Taxi)라는 말은 요금이나 세금을 물린다는 라틴어 ‘TAXA’에서 유래되었다. 해크니 캐리지(Hackney Carriage)라 불리는 이 초창기 택시는 육중한 마차를 4필의 말이 끌도록 되어있어 속도가 느리고 좁은 길에서는 다니기가 어려웠다. 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나온 것이 1834년부터 런던거리에 등장한 핸섬캡(Hansom Cab)이다. 조셉 핸섬이란 건축가가 고안한 이 택시는 커다란 두개의 바퀴 위에 인력거처럼 생긴 작은 캡을 올려놓고 한필의 말이 끌도록 하여 기동성이 뛰어나고 요금도 해크니 택시에 비해 저렴하였다.

서울 장안에 택시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12년의 일이다. 종로4가에서 창경궁까지 전차운행이 시작된 것이 1910년이니 택시 서비스도 대중교통수단인 전차와 비슷한 시기에 시작된 것이다. 당시 주된 개인 교통수단이던 인력거에 비해 빠르고 고급스러운 택시는 장안의 명물로 화제가 되었으며 택시운전사들은 인기가 높아 기생들이 다투어 초대하였다고 한다. 1919년 경성택시회사의 택시 요금은 시간당 6원, 요즈음 돈으로 환산하면 30만원 정도이다.


출퇴근 시간에는 택시잡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사람들은 길가에 서서 ‘택시!’하고 큰소리로 부르며 손을 들지만 빈 택시는 여간해서 잡히지 않는다. 1970년대 중반에 직장에 다니던 필자는 양복 주머니 안쪽에 늘 커다란 쥘부채를 넣고 다녔다. 쥘부채의 한쪽 면에는 커다란 붓글씨로 ‘서소문’이라 쓰여있고 반대 면에는 ‘영동’이라 쓰여있는데 아침에 출근할 때면 서소문 쪽을 펴보이고 저녁에 퇴근할 때는 ‘영동’쪽을 펴서 들어 보이는 것이다. 손들고 택시를 부르는 것보다 운전사들 눈에 잘 띄고 행선지도 보이기 때문에 달리던 택시들은 내 앞에 먼저 와서 섰다.

21세기 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택시문화도 많이 달라졌다. 스마트폰에 우버나 리프트 같은 앱을 깔고 행선지를 입력하면 5분도 채 안되어 택시가 픽업하러 온다. 요금은 앱에 등록해놓은 신용카드로 자동 결제된다. 이러니 길가에 서서 손들고 ‘택시!’하고 소리쳐 부를 필요가 없다. 인터넷 택시의 등장으로 한때 100만달러 가까이 되던 뉴욕의 옐로우 캡 라이선스 가격이 요즈음은 형편없이 폭락했다고 한다.

<채수호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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