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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더 이상 ‘강건너 불’ 아니다

2022-09-08 (목) 박흥률 특집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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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초월한 100도 이상의 폭염이 지난 8월말부터 9월초순까지 남가주를 덮쳤다. 100년만에 찾아온 기록적인 폭염으로 가주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정도이다. 올 여름 남가주는 물론 전 미국이 살인적인 무더위로 진통을 앓고 있다.

미국의 폭염 사망자는 각각 토네이도, 홍수, 한파 등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많다. 연방 질병통제예방 센터에 따르면 지난 2004~2018년 미국에서 연 700명이상이 폭염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여름 유럽에서도 폭염으로 포르투갈에서 600명, 스페인에서 300명이 목숨을 잃었다.

반면 지난 8월 한국에서 115년 만의 ‘물폭탄’에 가까운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폭우로 13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말 폭염이 이어지던 켄터키주에서 홍수로 어린이 4명을 포함해 26명이 숨졌다. 또한 이번 여름 파키스탄 홍수로 1,282명이 사망했다고 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청이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최근 수 년사이에 전세계적으로 빈발하는 폭염과 폭우의 원인을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과학자들은 탄소 배출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기온증가를 제어하지 못할 경우 이상 기후는 더욱 넓은 지역에서 더 자주 나타날 것이며 강도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폭염, 폭우 등 이상 기후의 원인이 되는 지구온난화 현상을 막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까?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온실가스 양의 증가가 큰 원인이기 때문에 자동차 매연 등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 배출을 줄여야하는 것이 시급하며 개인의 생활속에서 플래스틱이나 비닐 등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는 생활용품의 사용을 줄이거나 자제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앨 고어 전 부통령은 2006년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을 통해 특히 환경 재난을 피할 수 있는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가지려면 세계 최대의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들의 온실가스 배출을 80퍼센트까지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국도 뒤늦게마나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20일 매사추세츠주를 방문해 현재 미국의 기후 변화를 ‘비상상황(emergency)’으로 규정하고 23억달러 규모의 연방재난관리청(FEMA) 자금을 투입해 기후 변화 및 고온 현상에 대처할 기간 시설 투자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 변화는 글자 그대로 미국과 세계에 대한 존재론적 위협”이라며 “현재 1억명의 미국인이 폭염 경보에 놓여 있고 미 전역 90개 지역이 올해 최고 기온 기록을 세웠다”면서 “이 위기는 우리 일상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개인과 기업차원에서도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환경보존 캠페인이 여기저기서 펼쳐지고 있어 다행이다. 얼마 전에는 오렌지 카운티에 거주하는 라이언 힉맨이라는 8세 어린이가 3세 때부터 재활용폐품 수집을 통해 환경을 보호하겠다고 나서 1만달러를 모아 재활용 폐품 회사를 설립해 화제를 모았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재활용을 전제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 환경친화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기후 위기가 이젠 더 이상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지구온난화가 초래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12만명의 뉴올리언스 난민이 발생한 것을 우리는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봤다.

기후 위기는 인류에게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전 세계적 노력에도 아랑곳없이 기후 변화가 초래하는 위기의 수위는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 여름휴가차 방문한 알래스카의 콜롬비아 빙하에서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아서 떨어지는 모습과 파편들을 배를 타고 바로 코앞에서 지켜보면서 이상 기후의 생생한 현장을 체험할 수 있었다.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로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면 빙하가 녹으면서 전 세계 해수면이 상승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빙하가 모두 녹을 경우 태평양, 대서양 등 대부분 바다의 수위가 지금보다 약 216피트가량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 대부분이 물에 잠길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최근 베를린에서 40개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연례 기후회의에서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 위기에 대해 “이제 공동 대응이냐, 집단 자살이냐를 택해야 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과격한 표현으로 들리지만 바뀌고 있는 기후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 시대에 배달이 늘면서 1회용 플래스틱의 사용은 엄청나게 늘었다. “나 하나쯤은 어때”하면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별 생각없이 쓰고 버린 1회용 컵과 식기, 플래스틱 생활용품 등이 인류의 생명을 단축시키고 우리 후손들도 거주하기 힘든 지구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오싹하다. 기후 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세계를 구하기 위해서 너무 늦기 전에 개인이나 국가차원에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때이다. 전 세계인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박흥률 특집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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