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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 안창호 우체국’재건 한인사회 힘모으자

2022-08-2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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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 독립운동사의 중심인물이었던 도산 안창호 선생은 한인 이민역사에서는 물론 현재를 사는 미주 한인들에게도 상징적인 존재다. 이에 따라 해외 최대한인 밀집지인 LA의 도심 한복판 프리웨이인 10번과 110번 교차로에 ‘도산 안창호 인터체인지’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건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또 하나의 상징적 명칭이 LA 한인타운에 있었다. 6가와 하버드 코너에 위치했던 ‘도산 안창호 우체국’이었다. 도산 우체국 명명은 지난 2004년 당시 한인타운을 관할하던 다이앤 왓슨 의원이 한인사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상정한 결의안이 연방의회를 통과하면서 이룬 쾌거였다. 타운 중심부에 있던 우체국이어서 이를 이용하는 한인들이 많았고, 그만큼 건물 입구에 크게 붙어 있던 Dosan Ahn Chang Ho Station이라는 간판과 내부 홀에 걸린 도산 선생의 초상화는 한인들의 자부심이었다.

그런데 이 우체국이 타운 개발붐에 밀려 얼마 전 헐리고 말았다. 주 상복합 아파트로 재개발되는 것이다. 문제는 연방 규정상 우체국이 없어지면서 명명된 도산의 이름도 함께 사라져버린 점이다. 건물 철거 전에 연방우정국이 우체국을 다른 장소로 이전하면 명칭도 따라갔을 터인데, 2018년 우정국이 이전 계획을 세우고 공청회까지 열었으나 그 이후로 이전 계획이 흐지부지되더니 결국 현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 문제가 본보의 기사화로 알려지자 LA 한인회와 KYCC, 화랑청소년재단 등 한인사회 주요단체들이 도산 우체국 명칭 살리기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사실 철거가 되기 전에 좀더 일찍 한인사회 단체들이 적극 나섰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뒤늦게나마 복원 노력을 시작한 만큼 꼭 결실을 이룰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하겠다.

또 하나의 문제는 한인타운 지역에 우체국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현재 한인타운 지역에 남은 우체국은 웨스턴과 3가의 ‘냇 킹 콜’ 우체국뿐인데, 여기에는 이미 유명 흑인가수이자 재즈 피아니스트인 콜의 이름이 명명돼있어 이곳에 도산의 이름을 복원하자고 하는 것은 갈등을 불러올 소지가 있다. 도산의 이름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연방의회 결의 절차를 다시 거쳐야한다. 한인사회가 관할 연방의원 사무실, 그리고 연방우정국과 머릴 맞대고 속히 묘안을 찾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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