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은행 직원 급여 올해 10% 높아졌다

2022-08-12 (금) 12:00:00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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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건비 상승 이유는

▶ 금융업계 전반적 인력난, 안 올려주면 이직 러시…침체시 리스크 요인 우려

남가주에 본사를 둔 6개 한인 은행들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의 올해 평균 급여가 지난해에 비해 10.9% 정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인건비 총액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8%가 올라갔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OC)에 보고된 각 은행들의 콜 리포트를 분석한 결과다.

이같은 인건비 증가는 전반적인 인력난 속에 한인 금융업계가 겪고 있는 구인난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경기 하강 국면이 닥칠 경우 과도한 인건비가 은행들에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OC)에 따르면 뱅크오브호프, 한미은행, PCB뱅크, 오픈뱅크, CBB 은행, US메트로 은행 등 남가주 한인 은행 6곳은 올 상반기에 풀타임 직원들에게 임금(베네핏 포함)으로 총 1억 8,724만달러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1억5,860만달러) 대비 2,864만달러가 증가한 것이다.


상반기 기준 6개 은행 직원수가 총 2,944명이었음을 고려하면 1인당 평균 약 6만3,600달러를 받은 셈이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인당 평균 급여(5만7,360달러)와 비교하면 1년 만에 10.9% 올라간 것이다. 만약 하반기에 같은 수준의 급여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면 올해 한인 은행 직원들의 전체 평균 연봉은 약 12만7,200달러 수준으로 13만 달러에 근접한다.

한인 은행 직원 임금이 높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금융업계 인력난 때문이다. 팬데믹 기간 다른 산업군과 비교해 은행은 정부의 막대한 자금 지원으로 호황을 누렸는데 펜데믹 완화 국면에서 다수 직원들의 퇴사 행렬과 맞물려 채용이 어려워진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연봉은 물론 재택근무와 같은 근무 조건을 중요하게 여기는 젊은 직원들이 한인은행을 그만두고 주류 은행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결과적으로 한인 은행들 입장에서는 경력직 직원들을 잡기 위해 높은 임금을 제시해야만 하는 것이다.

한인 은행들의 직원 급여는 업계 평균과 비교해도 적은 편이 아니다. 과거에는 주류 은행에 비해 연봉이 적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많이 올라간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비슷한 규모의 중국계 은행과 비교하면 임금이 많다.

예를 들어 뱅크오브호프는 올 상반기 풀타임 직원 총 1,548명에 급여로 1억66만 달러를 지급했다. 1인당 평균으로 환산하면 6만5,026달러다. 이는 남가주 중국계 선두은행 캐세이뱅크의 상반기 직원 1인당 평균 급여 5만9,901달러보다 8.6% 높은 것이다.

문제는 급등한 직원 급여가 한인 은행들에 비용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빠르면 하반기 늦어도 내년에는 경기 침체가 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큰데 풀타임 직원들의 급여는 한 번 올리면 내리기가 쉽지 않아 위기 상황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 한인 은행 관계자는 “경기침체에 대비해 경비 절감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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