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대차·기아 차량 결함으로 도난 빈발” 집단소송

2022-08-11 (목)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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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유주들 “도난방지 장치 없는 이그니션의 결함” 주장

▶ 경찰 “전체 절도피해 차량의 3분의 2가 현대차·기아”
전문절도단까지… 제조사들 “신차에는 모두 설치” 대응

“현대차·기아 차량 결함으로 도난 빈발” 집단소송

현대차와 기아의 차량들이 손쉽게 절도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집단소송이 제기된 가운데, 온라인에 사진처럼 절도 방법을 공유하는 방법까지 유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와와토사 경찰국 제공]

현대차와 기아 등 한국 완성차 브랜드들이 차량 결함 때문에 너무 손쉽게 차량 절도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집단 소송을 당했다. 그동안 위스콘신과 미네소타 등 중북부의 일부 주들에서만 제기되던 현대차 및 기아 차량 절도 문제(본보 7월20일자 보도)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0일 ABC와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미주리와 캔자스, 일리노이, 아이오와, 켄터키, 텍사스 등 주의 현대차 및 기아 차량 소유주들은 지난주 연방 법원에 현대차와 기아를 상대로 차량 결함에 따른 절도 피해를 주장하는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이같은 소송은 지난해 위스콘신 주에서 제기됐었는데, 이번에 6개 주 소비자들이 이에 동참한 것이다.

이번 소송에서 원고들은 현대차와 기아가 유난히 많이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며 쉽게 도난을 당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시동 점화장치인 ‘이그니션’의 결함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즉, 현대차와 기아의 상당수 모델에 도난을 방지하는 ‘엔진 이모빌라이저’ 장치가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 모델들의 절도 피해 문제는 소비자들 뿐 아니라 각 지역 경찰들도 제기하고 있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지역 KSDK 방송에 따르면 세인트루이스 경찰국의 집계 결과 지난 7월 한 달 동안 관할지역 내 차량 절도 범죄가 1,000여 건에 달했는데, 이중 도난된 차량이 현대차인 경우가 301건, 기아인 경우가 333건으로 총 634건에 달해 전체 도난 차량의 3분의 2가 현대차 또는 기아였다는 것이다.

세인트루이스 경찰국에 따르면 이같은 피해는 현대차의 경우 2015년-2021년형 모델, 기아의 경우는 2011년-2021년 모델에서 자주 나타나고 있다.

특히 위스콘신과 미네소타 등 북동부 지역에서는 현대차와 기아 두 브랜드의 차량만 집중적으로 노리는 비행청소년들까지 등장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은 본인들이 알아낸 알람을 회피해 차량을 탈취하는 방법을 인터넷에 공유하는데 현대차·기아 자동차를 훔치는 것이 일종의 놀이로 인식되는 지경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와 기아 측은 절도 피해 급증 문제를 인식하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신형 모델들을 대상으로 차량 도난방지 장치를 기본으로 설치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현대 모터 아메리카는 각 지역에서 차량 절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고객들과 커뮤니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모든 차량은 연방 안전기준을 충족하고 있으며 모든 신차들은 엔진 이모빌라이저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아 미국법인도 “2022년형 모든 모델들이 엔진 이모빌라이저를 기본사양으로 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기아 차량은 연방 차량 안전기준을 충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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