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도 없고 건강보험이 뭔지도 잘 모르던 약 15년 전, 어떻게 하면 제대로 먹고 병원에 가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 내지 호기심이 발동하여 이것을 풀어보고자 관련 책들을 구입했다. 중요한 부분은 밑줄도 긋고 서브 노트(sub note)하면서 통독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하듯, 어떤 문제나 의구심을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책보다 더 나은 스승이 없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그 당시에는 인터넷이 지금처럼 발달되어있지 않아 한국 책이 필요하면 서울 교보문고에 국제전화를 걸어 책을 주문하고 카드결제 했다. 운송료 때문에 책값이 한국보다 2배 정도 더 비쌌다. 그 책들을 통해 배운 과학적으로 증명된 건강 지식을 실천하기 위하여 6일 오픈 가게하면서 주말마다 산과 벌판을 헤매고 다니고 텃밭도 개간하면서 공부하고 노력했다. 그래서 자칭 ‘심마니’이고 ‘텃밭 농사꾼’이다.
그리고 또 하나, 집에서 다양한 약술을 만들기 때문에 ‘페어팩스 양조장(Fairfax Brewery) 주인’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산을 휩쓸고 다니면서 산 주인(?) 행세하니 지인들이 ‘인디언 추장’이라는 닉네임을 붙여주기도 했다. 지금은 코로나19가 나에게 ‘지공거사(地空居士)’라는 어마어마한(?) 타이틀을 줘서 시간적 여유가 많아 그 책들 속에서 필요한 페이지만 읽으면서 실천하고 소개도 한다. 코로나로 집콕 생활할 때는 텃밭 일구고 가꾸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힐링 하면서 지냈다.
집에서 요리하는 음식이나 제조한 약술은 주먹구구식이 아니고 민간요법도 아니다. 관련 전문가들이 다년간 과학적으로 조사 연구하고 발표하거나 저술한 책 내용을 최대한 준수하면서 실천하고 응용한다. 흰 쌀밥 대신 현미밥, 콩밥, 잡곡밥, 국수(메밀국수, 도토리국수), 멀티그레인 빵을 먹는다. 조미료는 홈메이드 조미료만 사용한다. 음식 종류에 따라서 멸치나 새우가루 등으로 혼합하여 만든 조미료를 사용하거나 말린 버섯과 각종 말린 채소 등을 혼합하여 만든 조미료를 각각 사용한다.
설탕 대용품으로는 홈메이드 배즙, 홈메이드 매실 엑기스, 전통 방식으로 만든 조청, 반 건조 대추와 크랜베리, 양파, 대파, 오개닉 꿀가루 등을 이용한다. 매년 가을에는 과수원을 직접 방문하여 신고배를 다량 구입, 1년 사용량의 배즙을 만들어 냉동고에 보관하여 사용한다. 케미컬 양념 프리의 대표주자인 소금은 바다소금만, 간장은 양조간장만을 사용한다. 식초도 홈메이드 감식초를 사용하기 위하여 지난 가을에 구입한 감으로 발효시키고 있는 중이다.
나트륨 또는 소듐은 짠맛 때문에 바다소금(Sea Salt)으로 착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나트륨이 첨가된 조미소금을 바다 소금으로 착각하고 사용한다. 나트륨이 첨가된 간장을 양조간장으로 착각하고 사용한다. 나트륨이 첨가된 많은 종류의 식품이 우리 식탁을 침범하고 가족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건강에 유해한 가공 식품을 추방하고 천연 식품을 식탁에 올리기 위하여 호미 하나만 가지고 이것저것 없는게 없이 내 가족이 먹을 것을 자급자족했던 전통 텃밭, 할머니 텃밭처럼 만들고 싶다. 화학비료를 추방하고 토양, 토종씨앗, 빗물, 햇빛, 천연퇴비, 땀으로만 재배하는 전통 유기농 농사, 할머니 텃밭처럼 만들고 싶다. 이웃과 어울리며 이웃과 함께 나눠 먹는 따뜻한 인간미 농사, 할머니 텃밭처럼 만들고 싶다. 오늘도 할머니 텃밭을 꿈꾸며 텃밭에서 뜨거운 태양의 고마움을 느끼면서 땀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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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모 워싱턴산악인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