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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홍위병의 해’가 된다고…

2022-08-01 (월) 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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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8일었던가. 일본의 전 총리 아베 신조가 지원 유세를 하다가 총기 피습으로 숨진 날이. 이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의 '샤오펀훙'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역사 사실까지 날조해가며 체제선전선동에 혈안이 돼 있는 중국 공산당. 그 공산정권의 각별한 관심과 함께 주입식 애국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가 ‘샤오펀홍’이다.

유별난 애국주의가 트레이드마크인 이들은 사소한 일에도 중국을 모욕했다며 흥분해 날뛴다.


이 샤오펀홍뿐만이 아니다. 중국의 소셜 미디어는 물론, 거리, 거리마다 경축(?) 메시지가 넘쳐났다. 그러면서 이런 야유도 쏟아졌다. ‘긴급 뉴스- 케네디대통령, 아베총리를 만나다.’

중국의 온 라인을 도배하시피한 섬뜩한 중화민족주의의 메시지. 그 공격 타깃은 일본만이 아니다. 미국과 미국의 우방국, 심지어 같은 중국인이라도 친서방적 경향을 보이면 가차 없이 독화살을 날린다.

아베 암살사건을 계기로 또 한 번 분출된 중화민족주의. 그 모습에 서방세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지의 보도다.

“우리 앞엔 두 개의 미래가 놓여있다. 푸틴의 야심을 막고 자유민주주의의 이상을 되살리거나, 혹은 편협한 민족주의로 무장하고 서로를 공격했던 20세기 초로 돌아가는 것이다.” 푸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와 관련해 프랜시스 후크야마가 한 말이다.

지난 16년간 전 세계적으로 자유 민주주의는 후퇴를 거듭해왔다. 반비례해 세력을 넓혀가고 있는 것은 권위주의 형 체제의 배타적 민족주의자들이다. 그들은 자신들만이 국가의 진정한 수호자이며, 반대 세력은 국민의 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후크야마는 대러시아주의, 유라시아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푸틴이 바로 그 전형적인 배타적 민족주의자로 그의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도 이런 민족주의 발현으로 본 것이다.

중국공산당 자체의 마인드 셋이 그대로 반영됐다고 할까. 중원천지를 뒤덮은 그 흉흉한 중화민족주의의 흐름의 끝은 무엇일까. 다름 아닌 ‘푸틴이 간 길’을 따라 가지 않을까 하는 것이 서방 당국자들이 보이고 있는 하나같은 우려다.


관련해 새삼 제기되고 있는 것이 베이징의 ‘대만침공 임박설’이다. ‘내년 한 해, 혹은 좀 더 길게 잡으면 앞으로 18개월 내에 중국은 대만에 대해 군사행동에 들어갈 가능성에 대해 미정부 당국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보도다.

파이낸셜 타임스도 비슷한 전망을 하고 있다. 오는 2023년이 중국의 대만침공 위험이 피크에 이르는 시기가 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무엇을 근거로 나온 전망인가.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중국은 나름 주요 교훈을 도출해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이 미국의 지원으로 대만의 효과적 방어체계가 이루어지면 침공은 힘들다. 그런 판단과 함께 베이징은 조기침공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는 거다.

‘급속한 국력 상승기에 축적된 군사^경제력은 대담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그러나 급속한 쇠퇴기에 자신감은 두려움으로 바뀌면서 조급하고 공격적인 확장을 부추기는 강한 동기를 제공한다, 진주만기습에 나선 일본군국주의의 예에서 보듯이.’ 할 브랜즈가 제시한 ‘피크 파워 함정론’이다.

중간소득함정(Middle income trap)에 빠져 있다. 거기다가 시진핑은 제로 코비드 정책을 고수, 중국 경제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 정황에서 베이징은 이성을 상실한 조급한 공격에 나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정치 타임테이블도 조기 침공 가능성을 뒷받침 하고 있다. 첫 번째도 안정, 두 번째도 안정, 세 번째도 안정이다. 시진핑의 3기연임을 결정짓는 오는 10월 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둔 베이징의 분위기다. 모든 것이 조심, 또 조심이다. 예년에 비해 한 결 조신스러워 보이는 베이징의 외교노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시진핑이 일단 황제로 등극한 후 상황은 일변한다. 주변은 온통 예스맨에, 강성 이데올로그들로 채워진다. 경제는 계속 곤두박질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황제’로서는 그렇지 않아도 뭔가 보여주어야 한다.

선전선동 기구들이 총 동원된다. 거기에 늑대전랑들이 보조를 맞춘다. 강성대국부활 중국몽을 외치며 중화민족주의의 대대적 고취에 나선다. ‘대만수복’의 전고(戰鼓)를 쳐대는 것이다.

포린 어페어스지의 분석으로 2023년은 중화민족주의의 시뻘건 메시지가 차고 넘치는 ‘제 2의 홍위병의 해’가 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한(漢)지상주의의 깃발을 높이 치켜들고 사방을 흘겨보는 베이징. 이와 함께 동중국해, 남중국해의 파고도 높아진다.

이미 긴장이 한껏 고조된 한반도 상황은 더욱 악화, 미국-한국 대 중국-북한의 대결구도는 갈수록 첨예화 되면서 한국과 중국의 해상에서의 군사적 충돌(아마도 서해)상황이 발생할 가능성까지 포린어페어스는 전망했다.

“대만에 대한 중국 정부와 14억 인민의 의지는 확고하다. 민심은 저버릴 수 없고 불장난을 하면 반드시 타 죽는다.”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전화회담에서 시진핑이 한 말이다. 비외교적이다 못해 극히 무례한 그 표현이 그렇다. 뭔가의 예후가 되고 있다고 할까.

턱없이 기고만장하는 중화민족주의의 결말은 무엇인가. 작용은 반드시 반작용을 불러온다. 전 세계적인 반중결속의 강화만 불러와 결국 자승자박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중국문제 전문가 프란체스코 시시가 내린 결론이다.

<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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