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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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차량안은 ‘용광로’ 비극 막아야

2022-07-0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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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더운 날씨에 차 안에 방치된 18개월 아들이 숨지자 그 충격과 죄책감으로 아버지가 목숨을 끊은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버지니아주 체스터필드에 거주하는 37세 남성이 출근길에 아들을 어린이집에 내려주는 것을 깜빡 잊고 직장에 갔다가 3시간 후 차 안에서 숨져있는 아들을 발견하고는 스스로에게 총을 쏴 극단 선택을 한 참담한 사건이다.

해마다 여름이 되면 문이 잠긴 차량에서 질식사하는 어린이가 연 평균 38명에 달한다. 매년 이맘때면 경찰과 언론이 주의를 거듭 당부하는데도 끊임없이 발생하는 끔찍한 사고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무더위에 닫힌 차내 온도는 바깥 온도보다 가파르게 상승한다. 화씨 80도인 경우 10분만에 95도, 30분 후에는 110도가 되고, 바깥기온이 95도이면 차안은 쉽게 180도까지 올라갈 수 있다. 잠깐만 아이를 차에 두고 마켓에 다녀와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몸이 작아서 체온이 더 빠르게 상승하는 아이들은 체온이 104도에 이르면 열사병에 걸리고 107도까지 올라가면 사망한다.

찜통 차안에서 생명이 위험한 것은 사람 뿐 아니라 동물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테네시주에서는 흑곰 한 마리가 주차된 자동차 안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차 안에서 나는 음식물 냄새를 맡고 들어갔다가 문이 닫히자 뜨거운 차량 안에서 숨진 것이다. 당시 기온은 화씨 95도, 차량 내부는 무려 140도(섭씨 60도)에 이르렀다고 전문가들을 추측했다. 몇 년 전에는 애틀랜타 체로키에서 경관의 순찰차에 홀로 남겨졌던 경찰견이 세시간만에 숨지는 등 개를 비롯한 애완동물들이 더위에 희생당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


지난 1일 LA 카운티 셰리프국은 더위 속에서 반려동물을 차량 안에 방치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며 밀폐된 공간에 애완동물을 혼자 두는 것은 불법이라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연방교통부의 전국고속도로안전국은 차에서 내리기 전 반드시 뒷좌석을 보라는 “잠그기 전 다시 보자(Look Before You Lock)”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아기를 태울 때 바로 옆에 부모의 백이나 전화를 놔두는 것도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가장 사랑하는 자녀가 가장 비참하고 어처구니없는 죽음을 당하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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