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회 말고 다른 일 생각해 본 적 없다는 목사도 많아
▶ 의무감 때문에 개인 영성 훈련 뒷전으로 밀리기도
목사로서 느끼는 스트레스가 많지만 높은 보람으로 목회를 이어가는 목사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로이터]
지난해 개신교 목사 3명 중 1명이 최근 1년간 목회 사역 중단을 고려한 적 있다는 조사 결과가 소개됐다. 육체적 ‘번아웃’과 함께 영적으로도 극도의 피로감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대부분 목사의 이유였다. 힘든 상황에도 여전히 많은 목사는 목회 사역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계 여론 조사 기관 바나 그룹이 최근 목사의 고충을 다시 한번 들어봤다.
바나 그룹은 지난 3월 10일부터 22일까지 개신교 목사 510명을 대상으로 목회 활동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후속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목회 여건이 크게 개선된 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목사가 목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목회 외에 다른 사역을 생각해 본 적이 없고 목사로서 느끼는 보람이 목사를 지탱하는 유일한 힘이었다.
조사에서 약 77%에 해당하는 목사가 목사로서 직면한 여러 어려운 점 가운데에도 목회 외 다른 일을 하는 자신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답했고 이 중 47%는 전혀 고려해 본 적 없다는 확신을 보였다. 목사로서 보람을 느낀다는 목사는 전체 중 75%였으며 이 중 31%는 매우 높은 보람을 얻고 있다며 강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엔데믹’을 앞둔 시점에서도 예배 출석률이 늘지 않는 등 목사가 겪는 스트레스는 여전히 적지 않다. 이번 조사에서도 목회 활동을 통해 느끼는 높은 보람감에도 불구하고 많은 목사가 어려운 점도 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절반이 넘는 약 57%의 목사는 목사로서의 다른 의무 때문에 개인 ‘영성 형성’이 뒷전으로 밀릴 때가 많다는 고충을 나눴다. 우울감을 느낀다는 목사도 33%에 달해 여전히 많은 목사가 정신적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목사가 경험하고 있는 여러 감정은 목회 중단을 고려한 적이 있는 목사와 그렇지 않은 목사 간 큰 차이를 보였다. 목회 사역 중단을 고려한 적이 없는 목사 중 목회 외 다른 일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목사는 91%로 거의 대다수였지만 목회 사역 중단을 고려했던 목사 중 같은 답변은 58%로 조사됐다. 다른 직업에 대한 고려가 목회 중단 고려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목회에 대한 의무가 개인 영성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답변은 목회 중단 고려 목사 중 67%로 목회 중단을 고려하지 않았던 목사(52%)보다 많았다. 우울감을 자주 느낀다는 목사 역시 목회 중단 고려 목사 중 48%로 목회 중단을 고려하지 않은 목사(21%)에 비해 두 배나 많은 반면 목사로서 보람을 느낀다는 목사는 목회 중단 목사 중 56%로 적었다.
한편 개인 영성 생활과 관련된 질문에서는 기도, 개인 예배와 성경 읽기, 찬양 등이 주로 언급됐고 목회 사역 중단 고려 목사와 그렇지 않은 목사 간 큰 차이는 없었다. 전체 목사 중 86%가 영성 형성을 위해 기도를 실천하고 있다고 답했고 개인 예배와 성경 읽기를 실천하는 목사는 76%, 찬양에 나서는 목사는 6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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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