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레이너드 연준부의장 밝혀, “인플레 2%까지 하향 목표, 속도조절 타당성 논의 가능”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라엘 브레이너드 부의장이 2일 경제방송 CNBC 인터뷰에서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이 없음을 단호하게 밝히고 나서면서 뉴욕증시가 출렁거렸다. 증시 입장에서만 놓고 보면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혼재했다.
우선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9월에 금리인상 중단이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의 발언이 보도된 후 증시가 잠깐 빠졌다. 다만 브레이너드는 상황에 따라 인상폭을 조절할 수는 있다는 식으로 여지를 남겼다. 과도한 금리인상이 없을 수도 있다는 기대를 불러 일으키는 대목이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이날 “지금 (금리인상의) 일시 중단 가능성은 거의 없다(very hard to see)”라며 “우리의 정책 목표인 2%까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여전히 할 일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에게 가장 큰 도전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라며 당분간 연속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앞서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라파엘 보스틱이 6월과 7월,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한 뒤 9월에 한번 쉬면서 상황을 보자고 제안한 바 있다. 시장에서도 혹시나 하고 기대를 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당분간 금리인상 중단이 없음을 브레이너드가 명확히 한 셈이다. 연준은 의장과 부의장, 뉴욕 연은 총재 등 지도부의 말이 중요하다.
여기까지만 보면 매파적으로 보일 수 있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 특히 브레이너드가 9월 금리인상 중단은 없어도 0.25%포인트 가능성은 열어 놨기 때문이다. 월스트릿저널(WSJ)에 따르면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만약 우리가 월간 인플레이션 수치의 감속이나 약간의 수요 둔화가 시작하는 것을 보지 못한다면 그때는 또다른 회의에서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같은 (0.5%포인트) 속도로 금리를 올리는 게 적절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우리가 월간 수치에서 인플레이션 상승속도가 줄어드는 것을 본다면 약간 느린 속도로 진행하는 것이 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브레이너드 부의장의 생각에 힘을 실었다. 그는 이번 달과 다음달에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지지한다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나오면 금리인상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월가에서는 여름을 지나 인플레이션이 꺾이는 신호가 나오면 반등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이 와중에 브레이너드는 미국 경제가 버틸 수 있는 체력이 된다는 식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이날 브레이너드는 경기둔화가 시작된 것 같다는 질문에 “그렇게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경기가 둔화하고 수요도 줄어들겠지만 우리는 강한 경제를 갖고 있다. 구인공고도 구직자의 2배”라며 노동시장이 강해 경기침체 없이 연착륙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시장에서는 향후 인상속도 조절 같은 정책방향 변화를 보려면 시간을 더 갖고 기다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9월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며 “아직 5월 수치도 나오지 않은 만큼 최소 7월 초까지는 시간을 갖고 9월 정책방향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시 전망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며칠 떨어지면 하루 오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관한 근원적 문제가 풀리지 않았고 연준이 해결할 수 없는 공급망 문제가 여전하다는 점,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리스크가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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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