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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박한 돈바스 대회전, 그 결과는…

2022-04-25 (월) 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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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바스로, 돈바스로. 이미 76개의 대대전술단(BTG)이 배치됐다. 거기에다가 예비 병력도 속속 몰려들고 있다.

수도 키이우 점령과 젤렌스키 정권전복을 목표로 푸틴의 러시아군이 ‘특별군사작전’이란 이름으로 대대적 침공에 나섰던 것은 지난 2월24일이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러시아군은 졸전을 거듭, 결국 패퇴 끝에 전 병력을 철수했다. 그리고 재정비와 함께 우크라이나 남동부에 재집결해 돈바스지역을 주 타깃으로 2차 본격적 대공세에 들어갔다.

왜 하필 돈바스인가. 돈바스는 러시아국경과 인접한 도네츠크^루한스크 주를 일컫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침공 전 친러 분리주의세력이 돈바스의 일부지역을 점유, 독립공화국을 선포한 상태다. 돈바스의 전 면적은 한반도의 1/4 정도로 우크라이나 최대 공업지역이고 흑해와 아조우해를 낀 전략요충지다.


이 돈바스와 남부지역을 완전 장악해 지난 2014년에 병합한 크림반도와 이어지는 육로회랑을 건설하겠다는 것이 이른바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 2단계의 주 목표다.

러시아군 중부군관구 루스탐 민네카에프 부사령관도 주말 기자회견에서 이 점을 분명히 밝혔다. 특별군사작전 2단계를 통해 돈바스와 남부지역에 대한 완전한 통제를 확보해 러시아군이 트란스니스트리아로 가는 출구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덧붙인 것.

무슨 말인가. 친러 성향의 트란스니스트리아는 1990년 몰도바에서 분리, 독립을 선언한 지역으로 러시아의 다음 공격목표는 몰도바가 될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한 것이다.

러시아군의 2차 대공세와 함께 다가오고 있는 돈반스 대회전. 2차 대전 이후 유럽에서 벌어진 전투 중 최대로 기록될 이 전투 결과에 따라 유럽의 안보지형은 구조적 변화를 겪게 된다.

러시아군이 승리하면 발틱 3국과 남부유럽 등지에서 러시아의 개입 개연성이 높아지면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의 충돌이 예상된다. 러시아의 승리는 동시에 우크라이나사태를 면밀히 주시하던 중국에 자신감을 불어넣어 대만침공을 자극,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독재세력 간의 군사대결은 전 지구적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승리, 자유를 지켜내고 영토를 보존할 때에는 동유럽은 지정학적 대변화를 맞고 푸틴과 시진핑의 도박은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로 이어지는 동유럽지역은 ‘크러시 존’(crush zone) 다시 말해 제국주의세력들의 고래싸움에 새우 등이 터지는 그런 위치를 감내해왔다. 우크라이나가 승리하면 서방자유진영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면서 크러시 존 위치에서 벗어나는 대변동을 불러오게 되는 것이다.


러시아의 2차 대공세는 그러면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승자도 패자도 없는 교착상태로 이어지면서 장기 소모전이 될 것이다.’ 포린 어페어스지의 예상이다. 장기전으로 이어질 경우 시간은 러시아편이 될 것이라는 진단과 함께 이 잡지는 서방은 우크라이나전쟁의 장기화에 대비해야한다는 주문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8주가 지난 현재 러시아군이 그들의 장기라고 보여준 것은 두 가지 밖에 없다. 무차별적으로 화력을 퍼붓는 것과 민간인에 대한 야만스런 행위다. 전술이 서툴기 짝이 없다. 전략적 사고란 찾을 수 없다. 병참의 기초도 돼 있지 않다. 거기에다가 사병의 사기도 말이 아니다. 이게 러시아군이다.’- 군사문제전문가 엘리엇 코언의 지적이다.

그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에 막대한 피해를 입고 패퇴했다. 그런 군을 재집결시켜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에 대한 대대적 공세에 나섰다. 이를 도대체 어떻게 봐야하나.

‘푸틴을 비롯해 러시아군 사령탑은 아무도 전쟁의 현황에 대한 정확한 그림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단지 러시아가 수모를 당했다는 것만 알고 있다. 보고되는 정보는 낙관적인 가짜 정보뿐이다. 그런데다가 인적 손실에 무감각한 게 푸틴과 러시아군 수뇌들이다.’ 이 같은 분석과 함께 러시아군 사령부는 또 한 차례 도박에 나선 것으로 코언은 풀이하고 있다.

다른 말이 아니다. 우크라이나가 이긴다는 거다. 단 한 가지 조건이 있다. 현재 방어용 무기 밖에 없는 우크라이나군에게 미국을 비롯한 서방동맹국이 공격용 무기 제공 등 대대적 지원을 할 경우에 한 해서라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미국 등 서방 동맹은 소극적 대응을 해왔다. 어차피 러시아가 이길 전쟁이란 판단과 함께.

우크라이나군이 눈부신 선전을 하자 판단이 바뀌었다. 그 결과 공격용무기를 대대적으로 지원 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침공 8주가 지난 현재에는 ‘우크라이나가 승리한다’는 것으로 워싱턴의 컨센서스가 굳어져가고 있다는 것이 미 의회 전문지 더 힐의 보도다.

이는 혹시 서방 중심의 지나친 낙관론은 아닐까. 베이징 발로 전해지는 분석도 러시아의 완패를 점치고 있다. 중국 푸단대의 펭유준교수의 분석이 그것으로 돈바스대회전 결과와 관계없이 러시아는 이미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또 외교적으로 실패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21세기 열강의 경쟁은 기술, 재정, 글로벌 시스템 구상능력 등으로 그 초점이 옮겨지고 있다. 그런데 러시아는 영토 확장과 천연자원독점에만 몰두해왔다. 그 푸틴 집권 20년 동안 러시아는 전반적 국력쇠락과 함께 2, 3류 국가로 전락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내려지는 결론은 이렇다. ‘푸틴의 오산과 만행의 결과 러시아는 종국에는 나락으로 떨어져 오랜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여기에 하나를 곁들인다면 시진핑의 중국몽의 실현도 멀어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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