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담되는 반려동물 병원비, 펫 보험 가입 고려를

2022-04-11 (월)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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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병하기 쉬운 질병들 커버 유무 꼼꼼히 확인 ‘사고’,‘사고+질병’ 등 커버리지 따른 플랜 천차만별

▶ 수술 가능성 있다면 반드시 고려할만

미국은 애완동물 천국이다. 하지만 애완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가족처럼 사랑하던 애완동물이 사고로 다치거나 아플 때는 마음의 상처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적지 않는 부담이 될 수 있다. 2021~2022년 미국애완동물산업협회 (APPA)의‘전국 애완동물 소유자 조사’에 따르면 미국 가정의 70%인 9,050만 가구가 애완동물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미국인들은 연간 총 322억달러를 애완동물을 위한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애완동물 치료비는 갈수록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각 동물병원마다 비용은 상이하지만 평균적으로 애완견주들은1년에 정기적인 동물병원 방문에 약 242달러, 외과적 방문에 약 458달러를 소비했으며, 애완묘 주인들은 정기검진 등 일상적인 방문에 약 178달러, 외과적 방문에 약 201달러를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토렌스에 거주하는 한모씨는 얼마 전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6살 된 애완견 치와와를 동물병원에 데리고 갔다가 깜짝 놀랐다. 수술을 해야한다는 수의사의 진단이 내려졌는데 문제는 수술비였다. 수술비와 입원비 등 비용이 자그마치 5,000달러를 부담해야 됐기 때문이다.


가족이나 다름없는 애완견을 위해 기꺼이 수술비를 지불했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가정경제 사정이 안좋아진 까닭에 병원비의 부담은 더 크게 와닿았다.

한씨는 “갑자기 큰 목돈이 들어가다보니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그동안 펫보험을 굳이 가입해야 하나 싶었는데 이번 병원방문을 계기로 바로 가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애완동물이 아프면 당연히 병원에 데려가야 하지만 비용이 부담스럽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런 점에서 사고나 질병시 동물의 치료가 커버되는 펫 보험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다음은 펫 보험의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정리했다.

■펫 보험 가입 현황

미국 내 가정의 9,050만가구인 약 70%가 애완동물을 소유하고 있다.

북미애완동물건강보험협회(NAHIA)가 2021년 발간한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에서 펫 보험 플랜에 가입한 반려동물은 345만 마리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치로 펫 보험 가입자가 매년 평균 24%에 가까운 증가율을 보이며 5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추세는 애완동물의 치료 등 케어 비용이 갈수록 상승하고 있고 다양한 진료가 대중화된데다 암 같은 질환 치료 뿐 아니라 비싼 첨단 치료 기술이 많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또 정기검진이 일반화, 고급화 된것도 진료비 상승에 일조하고 있어 펫 보험을 찾는 미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펫 보험 운용

펫 보험의 경우 사람 건강보험과 마찬가지로 디덕터블과 코페이먼트, 프리미엄 등의 요건을 갖추며 비슷하게 운영된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가 있는데 사람 보험과 달리 대체로 먼저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돈을 지불한 후 보험사에 클레임을 해 리임벌스 받는 방식이다. 보험료는 애완견의 상태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일반적으로 순종일수록, 나이가 먹을수록 올라가게 된다.

■어떤 플랜 선택할까

처음 펫 보험을 샤핑하는 사람에게 선택은 쉽지 않다. 현재 전체 애완동물 보험사의 80% 가량이 애완견, 14%는 고양이와 다른 애완동물의 사고와 질병에 대해 커버한다.

대부분의 애완동물 주인들은 매년 평균 133달러에서 594달러 사이의 보험료를 지불하지만 보험료는 동물의 종류, 품종, 나이 등 다양한 요소들에 따라 달라진다.

동물 보험의 경우 약관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고 플랜과 커버리지, 보험료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꼼꼼한 비교가 필수인 이유다. 예를 들면 자동차 사고나 약물사고 등에 대해서만 치료해주는 보험이 있는가 하면 어떤 보험은 거의 대부분 질병까지 커버한다.

또 정기 검진이나 예방 주사, 애견을 잃어버리고 찾는데 필요한 돈까지 지원하는 와이드 커버리지 플랜도 있다. 보험료도 천차만별이며 비쌀수록 커버리지가 많은 것은 당연한 이치다.

자신에 형편과 사정에 맞는 보험플랜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NAHIA에 따르면 펫 보험료는 사고(떨어져서 다리가 부러진 경우) 전용 보험의 경우 최저 매달 11달러부터 시작되는데 구체적으로 애완묘는 사고 및 질병 보험의 경우 29달러부터, 애완견의 경우 보험 커버리지에 따라 월 18달러에서 49달러까지 다양하다.

반면 예방치료를 포함 100달러 정도의 디덕터블, 연 최대 1만5,000달러까지 커버해주는 종합보험이라면 월 보험료로 최대 100달러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 보험료와 함께 디덕터블도 자세히 살펴봐야 하는데 기준이 매년인지 혹은 방문이나 사고마다 적용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애완견과 애완묘 보험료의 차이

대표적인 애완동물인 개와 고양이 보험료의 차이점은 각 동물들에게 더 취약한 질병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들어 십자인대 파열은 고양이가 아닌 개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애완묘 주인이라면 보험 커버리지에 십자인대 파열 시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저렴한 보험료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디스카운트 확인

멤버십에 가입한 경우 보험료를 할인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펫스마트’와 제휴한 전국적인 ‘벤필드 병원’(Banfield Hospital)의 가장 인기 있는 옵티머스 웰니스 플랜스(Optimum Wellness Plans)의 경우 월 30~50달러를 내면 무제한 진찰을 비롯 예방접종, 심장사상충 검사, 종합검사 2가지, 매년 혈액검사, 일부 경우에는 치석제거나 엑스레이 촬영 등의 부가적인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커버리지 예외 조항

펫 보험에도 커버가 되지 않는 항목이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예를 들어 보험 가입 이전부터 앓던 질병(preexisting conditon)이나 유전적 질병이 대표적이다. 또 7~10세 정도로 애완동물로는 노견에 속하는 경우 가입이 힘들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가입 전 약관을 꼼꼼히 읽어보고 자신이 키우고 있는 애완동물의 질병에 대해서도 물어보는 편이 낫다.

또 애완동물 보험의 경우 갑작스런 사고나 큰 수술 때 더 큰 효력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주로 정기적인 예방접종을 주로 하는 스타일이라면 굳이 보험에 가입을 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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