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주립대 해양 생물학 연구소 연구팀이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하와이 산호초가 예상보다 기후변화 적응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 시뮬레이션에서 심각한 폐사율을 보인 산호들이 실제 관찰에서는 수온에 잘 적응하여 살아남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심지어 일부 산호는 22개월 연구 기간 오히려 번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 공동저자 크리스 주리 박사는 온난화 기후에 노출된 산호 61%가 살아 남았고, 현재 기후 조건 하에서는 92%의 생존률을 보였다고 밝히며 온난화 조건에서 99% 폐사를 전망한 당초 예상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 놀랐다고 밝혔다.
이울러, 기후 변화로 인해 산호들이 생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희망을 엿볼 수 있는 연구 결과라고 짚었다.
이번 연구는 오하이오 주립 대학 박사 과정에 있는 로완 맥라클란 대학원생이 주도했다.
연구 자금은 미 국립과학재단(NSF)과 하와이 주립대 해양연구소, 하버트W후버 재단에서 지원되었다.
산호를 대상으로한 해양 온난화 및 산성화 통제 실험 중 가장 긴 시간 동안 실시된 것으로 기록되었다.
실제 바다 환경을 조성한 40개의 수조에는 게와 불가사리, 성게, 물고기, 암석 등이 자리했고, 매일 그리고 계절에 따라 변하는 수온과 산도(pH)를 반영했다.
주리 박사는 실험 조건의 무결성 유지를 위해 2년 이상 쉼 없이 일했다고 전하며, 짧은 기간 수행되는 대부분의 산호 연구와 달리 2년에 걸친 이번 실험에서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 세계 산호는 지금 지구 온난화에 의해 생존을 위협 받고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비율이 높아지며, 바다에 흡수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는데, 이로 인해 산성화가 진행되며 산호 생존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실험에서는 하와이 해역에서 가장 흔한 산호 세 종류(몬티포라 카피타타, 포라이트 콤프렛사, 포라이트 로바타)가 사용되었다.
통제 조건은 현재 해양 상태, 해양 산성화 상태, 해양 온난화 상태, 산성화 및 온난화 상태 등 네 가지로 구분되었다.
세 종은 산성화 및 온난화가 결합된 조건에서 각각 46%, 71%, 56%의 생존률을 보였다.
해당 조건에서 포라이트(Porites) 산호의 생존률이 높게 나온 것은 고무적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종으로 산호초 건설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는 예상보다 희망적이지만 오염 및 남획 등 인위적인 요소를 상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낙관론을 펼치기에는 성급하다는 의견도 있다.
연구 관계자들은 파괴적인 어업이나 퇴적물, 해양 오염 등 여러 가지 인위적인 요인에 의해 산호의 생존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주리 박사는 현재 해양 오염의 심각성을 지적하면서도 고쳐나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모두가 힘을 합하여 산호초를 다음 세대로 물려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