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명 목사 연루 각종 추문 신뢰도 하락에 영향
▶ 성직자 지위 겸손히 사용해야 신뢰 회복 가능
미국인 절반만 목사의 지혜를 신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로이터]
지난해 유명 목사가 연루된 성 추문이 연거푸 터지면서 많은 교인들을 안타깝게 했다. 극히 일부 목사에 의해 저질러진 일이지만 대다수 나머지 목사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히기에 충분한 사건들이었다. 기독교계 여론조사 기관 ‘바나 그룹’(Barna Group)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미국인들이 목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바나 그룹은 미국 성인 약 1,500명을 대상으로 여러 분야에서 목사에 대한 신뢰도 파악하기 위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지혜의 원천으로서 목사를 신뢰하는가’라는 첫 번째 질문에 약 절반에 해당하는 미국인만 신뢰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체 미국인 중 약 23%는 매우 신뢰한다는 반응을 보였고 약 34%는 어느 정도 신뢰한다고 답했다.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으로 구분했을 경우 목사에 대한 신뢰도에 큰 차이를 보였다. 기독교인 중 목사를 지혜의 원천으로 (어느 정도 이상) 신뢰한다는 비율은 약 71%에 달한 반면 비기독교인 중에서는 22%만 신뢰한다고 답했다. 반대로 목사를 신뢰할 수 없다는 답변은 기독교인 중 약 28%로 낮았지만 비기독교인 사이에서는 78%로 매우 높았다.
흥미롭게도 목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는 목사 스스로가 지혜의 원천으로 신뢰할 만하다는 답변이 많았다. 개신교 목사 408명을 대상으로 ‘교인들이 목사를 지혜의 원천으로 신뢰한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조사 대상 목사 전원이 ‘그렇다’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교회가 소속된 지역 주민들이 목사를 신뢰한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약 83%에 해당하는 목사가 ‘그렇다’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반면 정치 및 사법 시스템과 관련된 조언자로서 역할에 대해서는 목사 스스로가 신뢰도에 낮은 점수를 줬다. 정치 및 사법 시스템에 대한 정보 제공자 또는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목사 중 33%만 스스로를 신뢰할 만하다고 답했다. 나머지 68%는 신뢰할 만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영적인 문제와 관계 문제에 대한 목사의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서는 비교적 많은 미국인들이 목사를 신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람들이 하나님의 뜻대로 살도록 교회 및 목사가 도움이 되고 있나’라는 질문에 전체 미국인 중 약 71%가 신뢰한다고 답했다. 특히 기독교인 중에서는 영적 문제와 관련된 목사의 신뢰도는 약 83%로 더욱 높아졌다.
바나 그룹의 글렌 페키암 박사는 “목사의 신뢰도가 5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조사 결과로 볼 수 있다”라며 “신뢰도 회복을 위해서는 우선 현실을 직시하고 목사로서의 책임감을 떠안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페키암 박사는 “목사의 지위를 잘못 사용했을 때 신뢰도 추락이라는 결과로 이어진다”라며 “목사의 지위를 올바로 이해하고 겸손하게 이용해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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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