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송산책] 오리지널을 능가한 명곡 시리즈 Moon River (달빛이 흐르는 강)/ (노래: Andy Williams) (2)
2022-02-18 (금)
정태문
Moon River는 오드리 헵번이 첫 테이프를 끊어 시작의 종을 울렸고 이어서 500명의 가수들이 잇따라 레코딩 했었다. 허나 이 노래를 대중적으로 성공으로 이끈 아티스트는 Andy Williams이다. 그는 어느 날 우연히 라디오에서 어떤 가수가 부른 Moon River를 듣고 자신의 무릎을 치면서 외쳤다 “이 노래는 나를 위한 노래이다” 그런 후 그는 Moon River 사랑에 빠지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콘서트나 공연장마다 빠짐없이 이 노래를 불렀다. 그리곤 그가 데뷔 때부터 출입하던 정든 Calcence 레코드 회사를 떠나 메이저 레코드 회사인 Columbia로 옮겼다. 이곳에서 음악 프로듀서가 그에게 Moon River를 레코딩하면 어떨까?하고 제의했다. 그러나 막상 레코딩 하려니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스스로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는 젊은이들 사이에 록 음악과 록 발라드가 대세를 이루고 있던 타이밍이라 그 물결을 뚫고 이지 리스닝 계열의 음반이 과연 팔릴까? 주저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군다나 전에 있던 레코드 회사에서 이 곡을 제안했다가 단칼에 거절당했던 전력이 있었기 때문에 그는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그를 음반 제작자는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심어 주었고 결국 그는 회사 측의 제의에 수락하고 심혈을 다하여 음반 제작에 몰두했다.
몇 번의 제작 관련 회의를 소집한 후 콘셉트는 영화 음악 모음집으로 방향을 틀고 선곡에 들어갔다. 타이틀 곡인 Moon River, 영화 모정의 주제곡 Love Is A Many Splendored Thing, 피서지에서 생긴 일의 주제곡 A Summer Place,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삽입된 Maria 와 Tonight, 일요일은 참으세요의 주제곡 Never On Sunday, 카사블랑카의 As Times Goes By, 영광의 탈출의 The Exodus Song 등 모두 11곡을 수록하였다. 음반 제작을 끝내고 판매에 들어가니 종전의 우려와는 달리 밀리언 셀러를 기록하며 빌보드 앨범차트에서 3년간이나 차트에 머물면서 예상 밖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발표한 것이 아니고 기존에 이미 발표된 곡들을 모아 재편집한 것이기 때문에 신선도가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음악 역사에 남을만큼 대성공을 기록했다.
Andy Williams는 형들과 함께 4인조 Williams Brothers를 조직하여 팝 무대에 등장했다. 이들의 이름이 차츰 알려지자 1945년 MGM 영화사는 이들을 영화에 출연시키기 위해 ‘Anchors Aweigh’와 ‘Ziegfeld Follies’ 두 작품에 계약을 체결했다. 허나 큰 형인 Bob Willams가 군입대 영장을 받아 이 계약은 무효가 되었다. 2년이 지난 후 큰 형이 제대하자 영화 Harvey Girls와 Good News에 출연했다. 매니저의 도움으로 라스베가스에 진출하여 1년만에 나이트 클럽 최고의 보컬 그룹으로 우뚝섰다. 그 후 팀은 해체되고 막내인 Andy Williams는 혼자 팝계에 남아 솔로 가수로 등장하게 된다. 1956년 Canadian Sunset을 불러 첫 데뷔를 했고 1957년 Butterfly로 대망의 빌보드 1위를 기록했다. Are You Sure, The Village Of The St. Bernadette, Lonely Street, Can’t Get Used To Loving You 등의 힛트 송을 발표한 후부터 그는 이지 리스닝 계열의 스탠다드 송 전문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한국 팬들에게 잘 알려진 Summer Time, Danny Boy, (Where Do I Begin ) Love Story, Stranger On The Shore, Days Of Wine & Roses 등 수많은 아름다운 노래들이 그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졌다.
Moon River는 많은 가수들이 노래 불러왔다. 그러나 Moon River는 누가 불렀죠? 물어보면 누구나 한결같이 “물론 Andy Williams 이죠”라고 대답한다. 왜냐하면 누구보다 이 노래를 사랑하고 무대에서 많이 불렀기 때문이다. 그가 이 노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는 다음과 같은 애피소드가 말해준다. 1991년 6월 친구의 초청으로 미주리주에 있는 조그마한 소도시 Branson을 방문하여 그곳에서 Ray Stevenson 공연을 보았다. 그리고 그는 놀랐다. 이 조그마한 곳에서 관중의 열기를 보고 감격하여 2천54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극장을 지었다. 극장 이름은 Moon River Theatre. 그리고 그 곳에서 그는 죽기 직전까지 노래를 불렀다. 참고로 이 극장이 생긴 이후 Branson은 수많은 공연 극장이 생겨 지금은 이 곳이 문화 공연의 메카로 변신했다.
1962에서 1972년 사이 미국에서 가장 많은 앨범을 판매한 가수로 엘비스 프레슬리, 프랑크 시나트라, 자니 매티스 그리고 앤디 윌리암스가 꼽힌다. 본인 자체의 힛트송은 별로 없는 그가 롱런하게 된 요인은 무엇일까? 우선 그의 창법과 그의 목소리에 있다고 하겠다. 꾸밈없이 자연스럽게 내품는 그의 노래. 언제나 부담없이 우리 귀를 편안하게 해주는 그의 창법이 우리를 사로잡는 비결이 아닐까. 한국인 누구나 좋아하는 노래 Moon River. 필자는 한 가지 궁금증이 발생한다. 작곡자 Henri Mancini가 이 노래를 오드리 헵번을 위해 중 고음 파트를 삭제했는데 만약 다른 가수에게 노래하게끔 했다면 고음 부분은 어떻게 구성되었을까? 몹시 궁금해진다. 오드리 헵번 덕택(?)으로 노래 전체가 굴곡 없는 밋밋한 노래로 변했지만 언제 들어도 정이 가는 노래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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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