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회전 점프 모두 성공하고 경쟁자들이 실수하면 동메달도 가능
▶ 차준환, 4대륙 대회에선 3개 중 2개 성공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 [로이터=사진제공]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톱10을 바라보는 '간판' 차준환(고려대)이 본 무대에서 '필살기'인 쿼드러플(4회전) 점프 3개를 뛴다.
차준환은 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공식 훈련을 마친 뒤 "쇼트프로그램에서 쿼드러플 살코,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살코와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를 뛸 것"이라며 "모두 단독 점프로 연기할 계획"이라고 공개했다.
쿼드러플 살코는 기본 배점 9.70점, 쿼드러플 토루프는 9.50점의 고난도 기술이다.
3바퀴를 도는 트리플 점프보다 약 2배 이상 높은 배점이 걸린다.
쿼드러플 점프는 톱 10 진입에 필수적인 요소다.
최근 세계 피겨계는 스케이트의 경량화, 훈련 장비의 진화로 기술력이 상향 평준화됐다.
'쿼드러플 점프' 없이는 메달은커녕 올림픽 출전권도 확보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모든 선수가 쿼드러플 점프를 완벽하게 뛰는 건 아니다.
대다수 선수는 1~2개의 쿼드러플 점프를 뛰며 성공률 60% 이상을 기록하는 선수도 드물다.
만약 차준환이 쿼드러플 점프 3개를 모두 성공한다면 톱10 진입은 물론 메달권 진입까지 바라볼 수 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2개, 프리스케이팅에서 5개를 배치한 미국의 '점프 머신' 네이선 첸과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한 초고난도 점프 쿼드러플 악셀에 도전하는 일본의 '슈퍼스타' 하뉴 유즈루와 비교할 순 없지만, 동메달 정도는 불가능하지 않다.
차준환의 최근 페이스는 매우 좋다.
그는 지난달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쿼드러플 살코를 클린 처리했고,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쿼드러플 살코를 성공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시도한 쿼드러플 토루프는 언더로테이티드(under rotated·점프의 회전수가 90도 이상 180도 이하로 모자라는 경우) 판정을 받았지만, 차준환은 해당 대회에서 개인 역대 최고점인 273.22점을 받았다.
만약 차준환이 올림픽에서 쿼드러플 토루프까지 성공한다면 280점 고지까지 밟을 수 있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선수 중 2021-2022시즌 개인 최고점에서 290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네이선 첸(307.18점)과 빈센트 저우(미국·295.56점), 우노 쇼마(일본·290.15점) 뿐이다.
올 시즌 ISU 공식 대회에 참가하지 않은 하뉴가 높은 점수를 기록한다고 가정하면 4명 정도가 차준환보다 확실하게 앞서있다고 볼 수 있다.
만약을 가정하면 안 되지만, 저우나 쇼마가 실수해서 기대 이하의 점수를 받고 차준환이 3개의 쿼드러플 점프와 나머지 연기 요소를 완벽하게 소화한다면 사상 첫 남자 싱글 입상을 노릴 수 있다는 의미다.
쉽진 않다. 그러나 우리는 스포츠에서 꿈이 현실로 나타난 사례를 여러 차례 지켜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