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액 기준 전년보다 23.4%↑, 강달러 효과·송금액 늘려
▶ 한인은행권 무료송금 집계
2월 1일 설날을 맞아 한인은행들이 제공한 무료 송금 서비스를 통해 보내진 금액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모국을 방문하지 못한 미주 한인들이 송금으로나마 보고 싶은 마음을 대신 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 초반까지 올라가면서 한국으로 돈을 보내는 부담이 줄어든 것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도표 참조>
2일 한인 은행권에 따르면 미 서부지역에서 영업하는 10개 한인은행들의 올해 설 송금 규모는 총 2,340만2,775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설 송금 금액 1,896만 9,812달러 대비 23.4% 늘어난 것이다. 다만 송금 건수는 올해 총 9,526건으로 전년(1만 85건) 대비 5.5% 감소했다. 건당 평균 송금 금액은 지난해 1,881달러에서 올해 2,457달러로 30.6% 증가했다.
송금 금액 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은 오미크론 변이로 고국을 찾지 못한 한인들이 돈으로나마 마음을 전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건당 평균 송금 금액이 크게 증가했는데 최근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숭해 한국으로 돈을 보내는데 부담이 없어진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설 연휴 직전인 지난달 28일 1,205.5원을 기록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한국에서 돈을 받는 유학생과 지상사 직원들에게는 악재지만 한국으로 송금하는 입장에서는 같은 달러로 많은 원화를 보낼 수 있어 유리하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대다수 한인은행들의 송금 실적이 지난해보다 올라갔다. 선두 한인은행인 뱅크 오브 호프의 경우 올해 총 843만6,094달러가 송금됐는데 이는 전년(639만8,424달러) 대비 31.8% 증가한 것이다. 이외에 한미은행, 퍼시틱 시티 뱅크, CBB 은행, 오픈뱅크, 제일 IC 은행, 유니뱅크의 송금 실적이 증가했다. 금액 기준 송금이 줄어든 곳은 우리아메리카, 신한아메리카, US 메트로 은행 뿐이었다.
한인은행들은 매년 설날과 추석을 앞두고 두 차례 무료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무료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면 평균 25달러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어 한인 고객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에도 미주 한인들의 한국 송금 금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며 “한국을 방문하지 못한 대신 송금을 많이 보냈고 달러 강세로 부담이 줄어든 것 등이 송금 증가의 양대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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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