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준, 이르면 3월 금리 인상 강력 시사
▶ 0.25%p 인상 유력, 0.5%p 배제 못해…뉴욕 증시 하락에 환율 1,200원선 ‘흔들’

26일 연준이 현 제로금리를 동결하되 오는 3월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히자 뉴욕 증시는 등락을 오가며 혼조세를 보였다. [로이터]
“우리는 3월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지 말지 결정하겠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이다.
당초 1월 금리인상설이 있었지만 파월 연준 의장의 이 말로 3월 금리인상은 이제 기정 사실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앞으로 금리인상이 생각보다 많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언급을 주목을 끌었다. 3월 금리인상을 예고한 연준의 이번 결정의 주요 내용과 향후 증시와 환율에 미칠 파장을 전망했다.
■3월16일 금리인상 예고
이날 발표된 FOMC 성명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현재로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지만 3월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겠다는 것이다. 연방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되 고용 상황 개선과 지속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감안해 금리를 올리겠다는 의지가 표명됐다.
월스트릿저널(WSJ)은 “3월 금리 인상을 위한 티업”이라고 평가하며 3월 금리 인상을 기정 사실화했다.
그렇다면 3월15일과 16일 예정된 FOMC에서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3월에 금리를 올리면 2018년 12월 이후 첫번째 금리 인상이 되는 셈이다.
기준금리의 인상폭은 0.25%포인트가 가장 유력하다. 그럼에도 고용과 물가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언급에서 한꺼번에 0.5%포인트 인상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금리 인상이 공격적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노동 시장을 위협하지 않으면서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언급에서 금리 인상이 생각보다 더 많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모처럼 오르던 증시 파월 발언에 급락
연준의 금리인상 경고 충격은 증권시장에 가장 큰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129.64포인트(0.38%) 내린 34,168.09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도 4,349.93으로 6.52포인트(0.15%)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만 2.82포인트(0.02%)로 소폭 오른 13,542.12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FOMC 직후까지 모처럼 큰 폭으로 오르던 뉴욕증시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파월 의장 발언이었다.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고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며 금리를 여러 번 올릴 것을 시사했는데 이후 오후 한때 500포인트 이상 치솟았던 다우 지수와 장중 최고 2% 이상 오르던 S&P 500과 나스닥 모두 급락했다.
증시를 뒤덮은 연준의 긴축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금리 인상이 현실화하고 속도도 빨라지면 위험자산인 증시의 자금이 채권 시장으로 옮겨가는 등 대규모 머니 무브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JP모건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월의 이번 발언은 연준의장으로서 한 발언 중 가장 매파적”이라며 “FOMC가 열릴 때마다 연속해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환율 1,200원 고지 넘어설 듯
연준이 긴축 속도를 높이면서 원·달러 환율도 재차 1,200원 대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부터 연준이 기준금리 인 상조짐을 보이면서 환율은 지난 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0년 7월 24일(1,201.5원) 이후 1년 6개월 만에 처음 1,200원을 넘어섰다. 이후 다시 환율은 떨어져 현재 1,190원 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번 FOMC 이후 다시 1,200원을 넘어서는 것이 사실상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환율이 향후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환전을 준비 중이라면 전략적 대응도 필요하다. 한국에서 학자금과 생활비를 송금 받는 유학생이라면 지금도 늦었지만 더 올라가기 전에 환전을 마무리 짓는 게 더 났다. 반면 한국에서 물건을 수입하고 원화로 지급하는 수입업체라면 원화 약세에 따른 환차익을 앞으로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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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