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필 특파원의 3분 월스트리트
▶ 연준 3월 금리인상 신속 대응, 단기적 ‘안도 랠리’ 지속 가능성
12일 뉴욕증시는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7%나 올랐다는 소식에도 일제히 상승했다. 나스닥과 S&P 500 지수가 각각 0.23%, 0.28% 올랐다. 7%라는 숫자가 충격적이지만 예측 범위 내에서 수치가 나왔다는 것이다. CPI가 나온 뒤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도 하락하기 시작했다.
핵심은 물가상승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실제 전년 대비 7% 상승은 1982년 이후 최고치다. 40년 만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뺀 근원 CPI는 5.5%로 1991년 2월 이후 가장 높다.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선호하기는 하지만 7%라는 CPI 수치를 무시할 수는 없다.
렌트비와 급여 인상은 상당히 후행적이다. 예를 들어 집은 계약기간이 끝날 때까지는 월세가 오르지 않는다. 급여도 그렇다. 레베카 패터슨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투자연구 디렉터는 “확실히 (상승 요소가) 가격에 다 반영되지 않았다”며 “7%라는 숫자가 계속되지는 않겠지만 상승률이 완화하더라도 임금과 렌트를 포함한 주택가격이 핵심이다. 이들은 매우 오래가며 상당한 상방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에는 오미크론 변이 환자 급증에 따른 인력 부족으로 마트의 진열대가 비는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 폴 애쉬워스 캐피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오미크론 변이가 곧 정점에 달할 수 있다는 징후가 있다”면서도 “길어지는 코로나와 북동부 지역의 추운 날씨가 식품가격 상승의 새 리스크”라고 전했다.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도 “인플레이션이라는 지니가 이미 병 밖으로 빠져나왔다”며 “연준은 인플레에 관한 한 한참 뒤처져 있으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든 금리인상이든, 무엇을 하든 간에 단기간에 가격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역시 급증하고 있는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등 최소한 몇 달 간 물가에 영향을 줄 요인들이 많다는 뜻이다.
물론 이날 시장은 안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리처드 플린 찰스 슈왑 매니징 디렉터는 “투자자들은 인플레 수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해왔고 12월 CPI는 투자자들의 기대치 안에 있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국채의 경우 CPI 수치가 얼마나 나오는지를 관망하던 투자자들이 이를 확인하고 다시 매수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은 “이번 주 국채를 사려고 있던 이들이 CPI 발표 때까지 기다렸을 것”이라며 “CPI가 나오자마자 수요가 급증했을 수 있다”고 봤다.
실제 이날 재무부는 10년 만기 채권 360억 달러어치를 연 1.723%에 매각하기로 했다. 응찰이 2.51배 많아 최근 평균을 살짝 웃돌았다. 관심은 증시인데 일단 단기적으로는 안도랠리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전날 제롬 파월 의장의 상원 청문회에 이어 CPI에서도 예상을 뛰어 넘는 일은 없었으니 단기적으로 안도랠리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월가에서는 파월 의장이 청문회에서 대차대조표 축소를 후반기로 미루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줬고 앞으로도 시장 상황에 따라 수위조절을 하겠지만 큰 틀에서는 매파적인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월 첫 금리인상을 포함해 연준이 최소 상반기에는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