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합창단 강영기(사진) 단장이 지난 8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9세.
2015년 6월 창단 32주년 기념음악회를 마지막으로 지휘봉을 놓은 강영기 단장은 지난 해 7월 무궁화 합창단원들이 와히아와에 위치한 올리브연합감리교회에서 강단장을 위한 헌정 음악회를 개최하며 단원들과 대면 한 바 있다.
1922년 경상북도 영덕에서 태어난 강 단장은 13살때 일본으로 건너가 1944년 동경제국대 음악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해방 후 음악교원 양성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음악교육의 기초를 다지는데 앞장섰다.
대구지역에서 중고등학교 음악교사로, 숙명여자대학교, 추계예술대에서 후진 양성에 앞장서며 음악을 통한 대한민국 발전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강 단장의 하와이와 인연은 1976년 미국독립 200주년을 축하하기 위한 영성합창단 순회 공연 차 하와이를 방문한 후 1983년 하와이로 이주했다.
그 해 목사,교수, 가정주부 등 중년이상 30명이 뜻을 모아 남녀 혼성 합창단 '무궁화합창단'을 구성했다.
무궁화 합창단은 하와이 한인사회 유일의 합창단으로 각종 행사에 서 우리의 가곡과 민요는 물론 수준높은 정통 클래식 음악 등을 선보이며 동포사회 뿐만 아니라 물론 다민족사회 하와이에서 음악을 통한 소통과 한국인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는 일에 앞장 서 왔다.
고인은 생전 음악을 통한 한국인의 자긍심을 높이는 문화적 활동 외에도 영성합창단 단장 시절 해마다 하와이를 방문하며 동포사회에 한국 도서를 전달하며 1979년 스코필드 군 기지내에 한국어 도서코너를 마련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와이아와 올리브 연합감리교회 원로 목사인 데이빗 김목사는 당시 한국어 도서코너는 와이아와 지역 한인들에게 큰 위안이 되었다고 전한다.
무궁화 합창단은 2016년 창단 33주년 기념공연을 마지막으로 정기공연의 맥이 끊겼다.
지난해 강영기 단장 헌정 음악회를 개최한 데이빗 김목사는 "고인은 80년대 초반 하와이 이민1세들에게 음악을 통한 정서적 위안을 주는데 앞장서며 한국인의 우수한 문화적 역량을 다민족사회 하와이에 알리는데 평생 헌신하신 분"이라며 "새해에는 고인의 100세 생신 기념 뜻깊은 연주회를 준비하고자 했는데 아쉬움이 크다고 섭섭함을 전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하와이 한인이민 역사에서 무궁화합창단이 차지하는 문화적 가치와 전통이 최근 한국일보가 주최하고 있는 오하나음악 대축제를 통해 되살아 날 수 있기를 소망한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10일 현재 데이빗 김 목사가 고인의 장례 일정을 유족인 부인과 상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