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부족에 생산 타격, 딜러 매물 부족
▶ 10월 판매량 급감^뉴욕일원 딜러 매출 타격
#한인 김모(50)씨는 신차 구입을 내년으로 미뤘다. 주말 내내 도요타, 혼다, 현대 등 뉴욕일원 딜러들을 방문했지만 신차 공급이 달려 원하는 신차를 사려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을 들은 것. 더욱이 그나마 남아있는 물량도 ‘제조사 소매권장가’(MSRP)에 4,000~7,500달러 웃돈을 줘야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마음을 고쳐먹었다. 김씨는 “신차 구입이 어렵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원하지 않는 모델을 웃돈까지 주고 살수는 없는 일이라 신차 구입을 내년 여름으로 미뤘다”고 밝혔다.
반도체 부족 여파로 빚어진 신차 부족 사태가 진정 되기는커녕 물류대란이 더해지면서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뉴욕일원 자동차 판매업계에 따르면 심각한 신차 공급난으로 원하는 차량을 원하는 시기에 구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특히 신차 공급난으로 제조사 품질 보증 중고차(CPO) 등 중고차 가격이 신차 가격을 추월하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신차 판매 시장이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달 한인들이 선호하는 자동차 브랜드들의 미국 내 신차 판매량은 평균 20% 이상 급감했다. 10월, 전년 동월대비 도요타의 판매실적은 -34.85%, 혼다 -23.12%, 렉서스 -15.21%, 아큐라 -27.08%, 쓰바루 -40.05%, 마즈다 -14.15%, 기아 -7.16%, 현대 -1.10% 등을 기록했다.
자동차 판매업계 한인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차 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신차 구매 수요는 줄지 않고 있어 원하는 신차 구입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한 한인 딜러는 “신차 부족 현상은 지난 3월에 비해 훨씬 더 악화됐다”며 “신차 재고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비해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 칩 부족으로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신차 생산이 크게 줄어든 데다 물류 정체 현상 여파로 공급난까지 겹치면서 신차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란 설명이다. 신차 품귀이 현상 내년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한인 딜러는 “예전엔 한 달에 100~200대 정도의 신차가 딜러에 도착했지만 지금은 한 달에 고작 6~7대에 불과한데다 신차 구매 수요가 많다 보니 1~2일 사이에 판매 된다”며 “일부 인기 차종 경우, 원하는 사양의 신차를 구입하려면 내년에나 가능할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원하는 신차를 제때 구입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자 자동차 구매 관련 비용 지출도 줄어 들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미국 내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개인 소비 지출이 17.6% 급감했다. 신차 생산이 급감하면서 품귀 현상 때문에 팔 차가 부족한 것이 자동차 관련 비용 지출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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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