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데믹에 해운물류 대란까지 식료품 가격 고공행진 지속
▶ 뉴욕시 생활물가 전국 최고 퀸즈 물가 전국 대도시 11위
퀸즈 소재 한 마트를 방문한 고객들이 신선 제품 코너에서 야채를 고르고 있다.
#퀸즈에 거주하는 한인 김모씨는 요즘 장보기가 무섭다. 80달러 정도였던 1주일치 식료품 구입비용이 최근 들어 120달러를 넘어섰기 때문.
김씨는 “평소와 다름없이 야채와 과일, 육류 등 기본 식재료를 장바구니에 담았을 뿐인데 비용이 평소의 1.5배가 넘어 당황스럽다”며 “두개 살 것을 하나만 사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등골이 휠 지경”이라고 한숨지었다.
뉴욕일원 마트들의 식료품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하고 있다. 식료품 가격은 팬데믹 여파로 지난해부터 이미 올랐지만 최근 해운 물류 대란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고공행진 중이다.
퀸즈 소재 한 한인마트의 관계자는 “물류비 인상으로 한국 등 해외에서 들여오는 식료품 가격이 급등했고, 육로 운송비까지 오르면서 서부에서 공급되는 식료품 가격까지 인상됐다”며 “이번 식료품 가격 인상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4,000달러 정도했던 일반 컨테이너의 물류비가 1만달러 이상으로, 6,000달러 정도했던 냉동 컨테이너의 물류비가 2만달러 이상으로 오르는 등 물류비 인상으로 10월 현재 식료품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최소 20~30% 이상 올랐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식료품 가격 인상의 가장 큰 원인은 공급망 붕괴다. 노동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도매가는 전년 대비 8.3% 상승했다. 이는 2010년 이래 최대 상승폭으로 육류, 생선, 계란은 전년 대비 5.9% 상승했고,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대비 15.6% 치솟았다. 특히 8월 한 달 간 전월 대비 0.4% 추가 인상률을 기록했다.
실제 최근 뉴욕시의 ‘생활물가’(Cost of living)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물가조사 사이트 ‘넘베오’(numbeo.com)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0월 현재, 뉴욕시 맨하탄의 생활물가는 전국 88개 대도시 가운데 하와이 호놀룰루를 제외하고 가장 높았다. 특히 식료품 등 장바구니 물가는 전국평균보다 40% 가까이 높았다.
맨하탄 소재 마트에서 우유(레귤러/1갤런)와 흰쌀(1파운드), 계란(레귤러/더즌), 치즈(로컬/1파운드), 소고기(뒷다리/1파운드), 닭살고기(1파운드), 사과(1파운드), 토마토(1파운드), 감자(1파운드), 물(병/1.5리터) 등 10개 종류 기본 식료품을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은 총 40.83달러로 전국 평균 29.35달러 보다 11.48달러(39.1%) 비쌌다. <표 참조>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퀸즈 역시 생활물가가 비싼 전국 대도시 상위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퀸즈는 10개 종류 기본 식료품 구입 비용이 34.28달러로 맨하탄보다는 16%(6.55달러) 낮았지만, 전국평균 보다는 16.8%(4.93달러) 높았다.
특히 흰쌀과 우유가격은 전국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퀸즈에서 흰쌀 1파운드는 2.75달러로 전국평균 1.80달러보다 52.8%(0.95달러) 비쌌고, 우유 1갤런은 4.47달러로 전국평균 3.26달러보다 37.1%(1.21달러)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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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