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말 다저스의 저스틴 터너가 홈런을 날리고 있다. [로이터]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 시작이었다. LA 다저스의 9번타자 크리스 테일러(31)가 끝내기 홈런으로 팀을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로 이끌었다.
다저스는 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3-1로 힘겹게 승리했다.
이 승리로 ‘디펜딩 챔피언’ 다저스는 9년 연속 디비전시리즈에 오르면서 월드시리즈 2연패 도전을 이어가게 됐다. 2000년 뉴욕 양키스를 끝으로 월드시리즈 연패에 성공한 팀은 없다. 오는 9일 디비전시리즈에서는 ‘숙적’ 샌프란시스코와 만나는데 서부지구 전통의 라이벌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가 포스트시즌에서 격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맥스 셔저(LA 다저스)와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의 선발 맞대결로 시작된 이날 경기는 9회초까지 1-1로 팽팽하게 진행됐다. 세인트루이스가 1회초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냈고, 다저스는 4회말 저스틴 터너의 홈런으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셔저가 4.1이닝 1실점(3피안타 3볼넷)으로, 웨인라이트가 5.1이닝 1실점(4피안타 2볼넷)으로 마운드를 내려간 후 양 팀은 불펜 자원을 총동원했다. 다저스는 5명, 세인트루이스는 4명의 불펜 투수를 투입하며 0의 행진을 이어갔다.
그런데 9회말 2아웃 이후 다저스의 코디 벨린저가 볼넷을 얻어 진루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어 9번 타자 테일러가 상대 투수 알렉스 레예스의 3구째를 통타해 끝내기 좌월 2점홈런을 터뜨렸다. 빅리그 8년차인 테일러는 통산 타율 0.261지만, OPS(장타율+출루율)은 0.780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올 시즌에도 타율은 0.254에 그쳤지만 홈런 20개에 OPS 0.782로 장타율을 과시했고, 결국 가장 중요한 순간 결정적인 홈런으로 자신의 능력을 확실히 증명했다.
다저스로선 만약 패했다면 억울할 뻔한 시즌이었다. 다저스는 정규시즌에서 무려 106승(56패ㆍ승률 0.654)를 거두고도 지구 우승을 놓치면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으로 밀렸기 때문이다. 지구 1위는 샌프란시스코(107승 55패ㆍ0.660)로 단 1경기 차였다. 또 다저스의 106승은 메이저리그 역대 지구 2위 최다승 신기록이다.
한편 세인트루이스의 김광현은 불펜에서 대기했지만 경기에 투입되지는 않았다. 김광현은 지난해에는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해 3.2이닝 3실점했지만, 올해는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올 시즌을 마친 김광현은 미국에서 자유계약선수(FA)가 됐다. 포스트시즌 후 본격적인 이적 시장이 열리면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KBO리그에서는 SSG가 김광현의 보류권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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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