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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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자 ‘Weightless’

2021-09-21 (화) 반칠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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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건너는 누의 발목을 잡아채던 이빨이었을 것이다. 새끼 잃은 어미 누가 앞발을 굴렀을 것이다. 어미 잃은 새끼 누가 둑을 맴돌다 떠났을 것이다. 물보라 치던 강은 잠잠해졌을 것이다. 악어는 잇새가 갑갑해 칫솔을 발명할까 생각해봐도 팔이 너무 짧았을 것이다. 쩍 벌어진 입을 보고 허기진 새가 주법을 떠올렸을 것이다. 뚜껑이 닫히기 전까지만 연주하자. 점차 믿음이 생겼을 것이다. 악어는 졸더라도 뚜껑이 닫히지 않도록 상악 근육을 발달시켰을 것이다. 생존을 위한 극한 직업이 공생의 예술로 승화되었을 것이다. 살아남은 누 떼들이 초원 피아노를 연주하며 달려간다. 무섭고 아름다운 자연 극장에는 무대와 객석이 따로 있지 아니하다.

<반칠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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